모노드라마.
평생을 재담꾼으로 살아온 어느 이야기꾼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이다.
말에 재능이 있어 젊을때부터 약장사나 장터의 구경꾼들 상대로 재미 있는 얘기를 하는 주인공은 마누라를 잃고 헤매면서 그간의 자신의 그리고 마누라와의 기구한 얘기를 한보따리 펼쳐 놓는다. 재미있으면서도 가슴 뭉쿨한 얘기가 담겨있다.
이언호:
성균관 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1972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기관실 사람들』이 당선 되어 문단에 나왔다. 이후 주로「민예극장」을 통해『소금장수』,『허풍쟁이』,『멋꾼』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극단 상황」을 통해『뻐꾹 뻑 뻐꾹』이란 작품도 공연 되었으며, 조세희 씨의 소 설『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각색했고 그 작품이 극단「쎄실」을 통해 공 연되기도 했다. 1981년에 도미(渡美), LA근교에 정착한 후, 희곡과 아울러『꽈리열매』,『세탁공장 고울이』,『황색의 천사』등과 같은 소설도 발표 했으며, 30 여년 만에 잠정적인 귀국을 하고, 현재는 서울 예술대학 극작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희곡집으로「소금장수(1980년)」와「사진신부의 사랑(2006년)」이 있다.
무대는 배경 막 중앙에 화선지에 고산준령과 폭포를 그린 화폭 3점을 세로로 나란히 늘어뜨리고, 그림 좌우로 베옷 조각을 얼기설기 이은 천을 역시 늘어뜨려 놓았다. 베옷 천 앞에는 여러 개의 솟대 조형물을 세워놓았다. 무대좌우로 세자 높이의 단과 계단이 있고, 무대 중앙에는 두 개의 기둥을 축구골대처럼 세우고, 두 기둥의 꼭대기를 연결시켜 투명한 막으로 골대를 가려놓았다. 무대 오른쪽에는 현악기, 건반악기, 타악기 연주석이 있어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는다.
<허풍쟁이>는 일종의 마당놀이 음악극이다. 남녀 두 명의 출연자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무대를 누빈다. 남성 출연자는 노래와 춤뿐이 아니라, 곡예사의 재주와 마술까지 보인다. 연극은 도입에 어린아이를 안은 남성출연자가 아기에게 먹일 젖을 구걸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성관객을 찾아다니며 구걸하지만 선뜻 가슴을 열어젖히는 관객은 없는 게 당연하다. 남성은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고, 갓난아이가 딸린 홀아비라는 것이 밝혀진다. 남성은 늦게 장가를 가게 된 사연과 아기를 낳다가 죽은 자신의 처 이야기를 관객에게 털어놓는다. 그 때 저승사자가 등장하고, 누군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데려갈 인물이 관객 중 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관객의 귀가 쭈뼛해 지면서 극에 냅다 신경을 쏟기 시작한다. 저승사자는 미모의 여성이고, 그와 상대하는 주인공은 백발남성이다.
백발남성의 본업은 장돌뱅이이고, 장돌뱅이 남성은 소리에서부터 춤사위에 이르기까지 광대나 다름이 없다. 삼천리 방방곡곡을 다니다가 선녀보다도 더 아름다운 20세 연하의 처녀를 만나, 늘그막에 절세의 미녀와 짝을 이룬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 미녀는 폐병환자이고, 아기를 출산한 후 세상을 뜨고 만다는 설정이다. 상처를 한 영감의 애절한 이야기와 슬픔은 실은 노래 소리에 좌중을 눈물의 바다로 이끌어 간다.
장돌뱅이는 저승사자가 데려가기로 정해진 동트기 직전의 시각까지, 온갖 장끼와 마술을 보이며, 저승사자의 인간나포 시각을 넘겨, 결국 저승사자는 터덜터덜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태훈이 장돌뱅이 영감으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보인다. 조예영이 상대역으로 출연해 예쁜 모습에 어울리는 소리와 춤 그리고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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