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밥 묵고가소"는 부모님과 할머님 제사를 모시는 찌지리 가난한 둘째의 이야기다. 형은 연극한답시고 집안은 돌보지도 않고, 게다가 교회 다니느라 제사를 모시지 않겠다는 거다. 그래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에서 사는 둘째가 임신 4개월의 아내와 함께 제사를 지낸다. 형은 이런 자신의 입장이 불편해서, 술에 취해 기일 날 동생 집에 찾아오고, 현실적인 형의 아내는 오직 '주님'만 믿는 이 시대 대표적인 '아줌마'다. 가난한 이들의 삶이 정겨워 보였는데, 죽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 이렇게 함께 죽은 세 귀신이 멧밥 얻어먹으려고 이 집에 나타나면서, 형과 동생의 갈등과 싸움이 증폭된다. 우리 시대 북과 남의 투쟁처럼, 여와 야의 그치지 않는 공격처럼, 형과 동생은 주먹다짐까지 한다. 조상을 섬기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