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피터 바이스 '목공지씨 못 봤소?!'

clint 2024. 9. 2. 20:52

 

 

1장 (감옥에서) 밝은 대낮에 무장경찰에게 잡힌 목공지는 아무런 죄도 없이 감옥에 던져진다. 그는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된다. 결국 목공지는 석방의 대가로 자신의 재산을 빼앗기고 만다.
2장 (야외에서) 감옥에서 풀려난 목공지는 뚱뚱하고 식도락을 즐기는 배포만을 만난다.
목공지는 배포만과의 대화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길거리의 부랑자 취급만을 당한채 야외에 혼자 버려진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떠올린다.
3장 (집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찾아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내는 이미 다른 남자와 한침대를 쓰고 있다. 아내는 목공지의 고통에는 관심 없고 오히려 그를 몰아내려고 한다.
4장 (고용주에게서) 아내에게 버림받은 목공지는 자신이 일했던 옛직장을 찾아간다. 하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그를 알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고용주는 받아주려 하지 않고 경제, 돈에 대한 자신의 철학만을 얘기할 뿐이다. 목공지는 스스로 떠나고 만다.
5장 (야외에서) 절망에 빠진 목공지는 다시 배포만을 만나게 된다. 가지고 있던 것은 모두 빼앗긴 채 절망에 차 "병에 걸렸다"고 하는 목공지의 말을 듣고 배포만이 그를 의사에게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6장 (의사에게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목공지는 의사와 배포만에 의해 뇌수술을 받게 된다. 왜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모른채 뇌수술과 심장수술을 받은 목공지는 그들이 원하는 인간으로 개조되고, 그들 또한 목공지의 상처는 제거된 것으로 믿는다
7장 (야외에서) 의사에게 대수술을 받은 목공지는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오는 웃음으로 자신이 지금까지 처했던 상황을 얘기하다 그에 대한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배포만은 목공지에게 정부로 가볼 것을 제안한다.
8장 (정부에서) 정부에 찾아간 목공지는 자신이 처한 부당함에 대해 질문을 한다. 그러나 거대한 머리를 가진 3명의 인물은 쓸데없는 농담과 알 수 없는 말들만을 기계적으로 내뱉을 뿐이다. 결국 목공지는 정부에서도 해답을 얻지 못한다.
9장(성명) 세 명의 인물이 정부에서 발표하는 성명을 낭독한다. 그 성명의 내용은 의미없는 단어의 나열 지나지 않을 뿐이다. 
10장 (하느님에게서) 어떤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목공지는 마지막으로 하느님에게 간다. 하느님은 이미 늙고 병들어 아무런 권한이 없다. 다만 위안과 위로를 받기를 바라는 나약한 하느님의 모습이다. 목공지는 그에게 마지막 절규를 한다.
11장 (야외에서) 혼자 남은 목공지는 의사와 함께 알 수 없는 구원의 길을 본다.



피터 바이스의 <목킨포트씨>의 창작시기 : 1963년~68년이고, 초연은 1968년 서독 하노버 주립극장의 스튜디오에서, 동독에서는 1975년 예나 대학극단에서 초연했다
작가 피터 바이스에 있어서 드라마 <목공지씨 못 봤소?!> (원제 : 목킨포트씨는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났는가 Wie dem Hern Mockinpott das Leiden ausgetrieben wird 이하 약칭 '목킨포트')는 초기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畵家로 출발해서 아방가르드 영화감독을 거쳐 산문으로 문학창작을 시작한 이후, 드라마로서는 네 번째로 1963년(47세)에 쓰여졌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1968년에 한 장면(제4장)을 추가한 이후 작품이 완성되었지만, 1963년 시기에 작품은 거의 완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당시 작가 의 문학적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상 이 작품은 有名作인 <마리/사드>(1964) 이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모두 11개의 독립적이며, 짧막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목킨포트>에서는 작가와 깊은 연관이 있는 카프카와 베케트의 영향이 다분히 보인다.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이며 파악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현상들이 그로테스크하게 왜곡된 모습속에서 묘사된다.
이것은 특히 현대 자본주의의 사회에 대한 패러디이며, 풍자로서 이해될 수 있다. 작품속에서 볼 때 이러한 것은 특히 1장의 감옥(법의 세계), 3장(애정관계), 4장 고용주와 고용자(경제생활), 6장 의사(의료사회), 8장 정부기관(관료사회)에서 가시화된다. 이런 맥락에서 작가는 변호사와 의사, 자본가를 상징하는 하느님을 동일한 연기자로 설정해 놓았다. 또한 관리와 고용주, 감옥의 간수와 아내의 정부(情夫)가 역시 동일한 연기자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감옥과 가정, 병원, 고용주, 정부기관 장면들에서 우매할 정도로 순진한 주인공 목킨포트는 "이해될 수 없는 세계와 부딪치면서 이 세계가 모든 개인들에게 가하는 압박과 폭력을 경험하다. 그의 어리석고 매번 당하는 모습에서 관객은 '조직사회에 대항할 수 없는 나약한 개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서 짤막한 같은 드라마 <목킨포트>의 보편성이 있다. 작품을 위해 작가는 카스페롤연극(Ksperl Theater: 어릿광대 인형극), 슬랩 스틱, 그리고 채플린 무성영화에서의 요소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작품의 연기자들은 심리· 사실주의 연극에서 처럼이 아니라, 반사실주의적인 연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연극적 요소들을 활용하면서 한국적 상황에서도 충분히 이해되고 흥미로운 연극을 만드는 것은 연출자에 달려 있으며, 관객들도 이점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관극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