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성배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clint 2023. 12. 15. 08:45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포도원을 운영하고 있는 동익은 친형인 제익의 가족이 자신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제익은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가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화학과 교수였기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빚은 뒤 대학에서 자리를 잃고 현재는 동익에게 얹혀 살면서 이런저런 갈등을 야기한다. 동익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제익의 성가심은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지만 제익의 제자 형택 부부의 방문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상황에 휩싸이게 되는데......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는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시중에 유통시킬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화학 교수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를 통해 우리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어떠한 책임이 있으며, 그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낭독공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폐손상증후군(기도 손상, 호흡 곤란·기침, 급속한 폐손상(섬유화) 등의 증상)이 일어나 주로 영유아, 아동, 임신부, 노인 등이 사망한 사건이다. 1994년 최초로 가습기살균제가 출시(유공(현 SK케미컬)의 '가습기메이트')된 이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잇단 사망 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사건으로 기업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조치는 미미했다. 2011년 11월 가습기살균제의 독성이 확인되고 제품 수거 명령 및 판매 중단이 내려졌음에도 기업을 상대로 한 제재는 수천∼수백만원의 과징금 부과에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년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하다고 허위로 표시했다는 이유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와 홈플러스 등 4곳에 과징금 5,200만 원을 부과한 것이 전부였다. 이처럼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명백해졌음에도 기업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 제품을 제조·유통한 업체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시작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2012년 1월 국가와 살균제 제조·판매업체들을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그해 8월에는 유족 8명이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 10곳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검찰은 이 형사고발 사건에 대해 피해조사 결과가 나와야 조사할 수 있다며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중증환자들은 1억 9,000만 원이나 하는 폐 이식비와 매달 350만 원 상당의 치료비를 부담하면서 지내야 했다. 


김성배 작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관점에서 과연 옳은 판단인가. 피해자들은 여전히 힘든 생활을 하고 있고, 가해자들은 지금도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살고 있다.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은채..제익은 서울의 유명대학 화학과 교수였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보고서 때문에 징계를 받고 휴직 중이다. 법원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시판 회사에 이로운 보고서를 썼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추후에 제익의 보고서가 그 회사 측에 불리한 내용 또한 담고 있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제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을 한다. 변명이 아닌 진정한 반성과 보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가 딸 유리를 사랑하는 것과 같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딸들의 사랑의 마음은 같다. 그는 위선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사와 같이 젠틀한 것이지만, 속마음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람이다. 교수의 권력을 이용하여 제자 형택의 외동딸, 의료 과실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진 외동딸의 심장을 노린다. 딸 유리를 살리기 위하여, 그는 다시 거짓말을 한다. 형택의 아내 시온은 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시온은 외동딸의 심장을 제익의 딸에게 주는 것을 반대한다. 당신도 그들의 아픔을 알아야 된다고 하면서.. 이용만 당하고 살았다. 마치 그것이 당연한 인생인 줄 알았다. 이제는 내가 당한 만큼 갚아줄 것이다. 위선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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