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홍순섭 '한나 도일'

clint 2023. 12. 17. 07:43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아가 일주일간 친어머니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한나 도일은 갓난아기 때 미국으로 입양되어 20년을 텍사스 농장에서 자랐다. 그리고 20년을 하와이에서 살았다. 하와이대학교 한국어과 석사과정 졸업하였고 하와이대학교 내 한국학센터에서 근무하는 여성이다. 한나 도일은 3년 전,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학센터장 서금화에게 도움을 받아 한국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갓난아기였던 자신을 보육원으로 데려갔던 퇴직경찰 조만식을 만나게 된다. 조만식은 하와이에 있는 한나 도일을 대신하여, 지난 1년간 한나 도일의 친부모를 추적하고, 강현자라는 이름의 연극배우가 자신의 아기 실종에 관한 신고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강현자의 신고기록 내용과 갓난아기 한나 도일이 파출소에 도착했던 날짜와 사진에서 유사점을 찾아내고, 강현자를 한나 도일의 친어머니로 추측한다. 결국 한나 도일은 서금화의 한국어과 박사과정 입학 제안을 거부하고 한국으로 강현자를 찾기 위해 급하게 귀국한다.

 

낭독공연 시

 

 

한나 도일은 조만식의 도움을 받아 동대문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박수철을 만난다. 박수철은 강현자와 함께 연극을 했던 인물로 강현자가 소속되어 있던 극단태강에 관한 정보와 강현자의 낡은 사진 한 장을 건넨다. 한나 도일은 태강이 상주했던 신촌 일대를 헤매다 극단마을의 대표 홍정표를 만나고 강현자의 흔적을 쫓는다. 그리고 홍정표는 당시 강현자와 함께 극단 생활을 했던 무속인 김은숙을 찾아낸다. 한나 도일은 김은숙과의 만남에서 강현자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고, 자신의 친아버지가 故매튜 도일이라는 사실에 접근하게 된다.

한나 도일이 강현자의 흔적을 따라가는 동안, 1981년 강현자의 이야기도 함께 병행된다. 강현자가 극단태강에 입단하여 연기자 데뷔를 했을 당시에서 시작한다. 강현자는 속초 억양이 배어 있고, 다소 서툴러도 팝송을 즐겨 부른다. 단원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평범해 보이지만, 이 시기는 강현자와 가깝게 지내는 김은숙이 신병을 앓고 있는 시기이다. 그리고 둘의 관계를 통해 공포스러운 세상 속 여성으로서 살아가기 어려웠던 그들의 모습이 투영되기 시작한다.

한편, 한나 도일은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온 양어머니 앤지 켈티에게 연락한다. 그리고 강현자의 과거 기지촌 생활과 자신이 입양된 과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조만식을 통해 기지촌이 어떤 곳인지 듣게 된다. 한나 도일은 기지촌 여성들을 위한 동두천 복지관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강현자를 기억하는 이경선을 만나고, 강현자가 기지촌에 발을 들이게 된 사연과 강현자의 파괴된 인생에 대해 듣게 된다. 이경선은 약 삼십 년에 걸쳐 강현자가 한나 도일에게 남긴 유서와 같은 편지들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리고 줄곧 이 편지들을 보관해오다 이제 한나 도일에게 편지들을 전한다. 한나 도일은 강현자를 찾기 위해 강현자와 같은 무연고자를 위한 국내 요양원들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강현자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러나 강현자의 편지를 읽고 기지촌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서금화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박사과정에 입학하겠다고 말한다. 이제 한나 도일은 박사 과정을 통해 기지촌의 역사를 낱낱이 기록하고 세상에 알릴 것이다.

 

홍순섭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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