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용헌 '앵무야, 앵무야 홀로 앵무야'

clint 2020. 11. 21. 14:54

 

 

삼국유사에 나오는 '앵무가'가 모티브다.

당나라에 갔던 사신이 앵무새 한 쌍을 갖고 왔다.

암놈이 죽자, 수놈은 슬피 울었다.

수놈 앞에 거울을 가져다주니 거기 비친 이미지를 쪼아대다 죽는다.

서막에서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는 상실자다남편이 없는 할머니의 짝은 손녀다.

1장에 등장하는 왕은 왕비를 잃었다. 그는 앵무새를 짝으로 삼는다.

앵무는 왕의 말을 흉내 내며 그를 즐겁게 한다.

3장에 등장하는 옛날의 한 선비는 과거 보러갔다가 거울을 사온다.

선비는 거울을 몰래 꺼내보다 부인에게 들킨다.

부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다른 여자로 오인, 웬 젊은 여자냐며 거울을 깨트린다.

짝을 잃은 사람들인 할머니 왕 선비(과거공부 때문에 멀리 떠남) 부인(거울에게 남편을 뺏김)

자신의 한쪽을 메우려 한다. 이들이 채우려한 것은 다른 한쪽이 아니라 거울 등에 비친 자기 모습이었고,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채우지 못한다.

'앵무야, 앵무야 '는 한쪽을 상실한 이들이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야기는 짝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세 쌍의 짝 잃은 사람들이 나온다. , 할머니, 그리고, 앵무새.........

애도의 기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손녀의 따스한 외침처럼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

작품은 단순한 액자구성형식을 넘어서 그 속에 할머니가 들려주는 다양한 전래동화들이 등장한다.

할머니와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도깨비들은 서로의 이야기와 이야기들을 연결시키며

현재와 미래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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