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이북에 아내를 둔 실향민의 이야기다.
6 25사변 때 국군에 입대해 낙동강 전투에서 공산군과 싸우다가 휴전이 되는 바람에 고향으로 가지 못한 이성민이라는 사내의 이야기다. 남쪽에서 분단 70년을 맞으며, 백발이 되도록 남북의 대결과 동서의 갈등을 매일 똑 같이 들여다보고, 한결같은 <오늘 또 오늘>을 맞는다. 모든 실향민이 갈구하는 다시 고향 땅을 밟고, 헤어진 처자식을 보려는 염원은, 주인공의 면전에 저승사자가 들이닥쳤어도,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한국 최고의 극작가 고(故) 한운사 선생의 <남과 북>의 주제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얌전한 몸매에 빛나는 눈...”이 흘러나올 때, 관객 모두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장면에서, 이 땅의 비극적인 분단과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한결같음을 감지할 수 있는 연극이다. 아버지는 남쪽에서 한 외로운 여인과 운명같이 얽혀 살림을 차리기도 하지만, 본처를 잊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념과 관계없이 통일을 바라는 주인공과 그에게서 태어난 아들형제, 그중 형은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아우는 아버지가 일종의 통일병 환자로 보여, 아버지의 슬하를 떠나버린다. 이산가족 찾기가 벌어지고, 이북에 있는 아내의 손녀가 남쪽에서 주인공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주인공과 마주치지만, 아버지는 바로 그 손녀 앞에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이성민”과 “리성민”이 다르다는 이유로 되돌아선다. 절망한 그 손녀는 집나간 아들과 역시 운명처럼 얽혀 살림을 차린다. 대단원에서 아버지는 끝까지 자식의 행방과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밝혀지면서, 형제가 함께 저승길로 향하는 아버지를 배웅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국민들의 통일염원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통일이란 다소 무겁고 진부한 주제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에서 비롯되는 역사를 웃음과 눈물의 향연으로 다루었다는 평이다.
작가의 글
연극 한 편으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까? 란 작은 바람으로 ‘오늘 또 오늘’은 시작된 작품이다. 주인공 성민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으로 피폐해진 인간성과 가족사를 보여주고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과 평화의 존귀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양립되는 세대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가 가족과 이웃의 화합이 민족의 화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에 통일염원을 무대에 올렸다. 끝으로 연극 ‘오늘 또 오늘’은 이산가족의 애환과 분단국가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기성세대에겐 가족의 소중함과 고향의 그리움을 전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역사에 대한 올바른 고찰과 평화적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었고, 전세대를 아울러 분단과 통일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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