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곽병창 '강건너 안개 숲'

clint 2018. 4. 12. 10:11

 

 

 

강건너, 안개, 숲’은 연변을 오가며 보따리장수로 연명하는 노동자와 탈북자, 이산가족 상봉브로커 등을 등장시키며 암울한

시대상황과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희망을 교차해간다. 어찌보면 딱딱한 주제에 무겁고 슬픈 이야기라 시대착오적인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들지만, 오히려 시대착오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게 기획자의 의도다. 삐딱한 시선 가운데 스며있는 시대의 주류를 읽어내는게 감상 포인트. 연변 강가에 서있던 두 주인공, 안개 자욱한 숲 속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남한에서 남북 화해 무드를 깰까 두려워 탈북자들을 받아주지 않자 다시 강을 건너 방황하면서 길고긴 여정 끝에 제3세계를 찾아 사라지는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대는 최근 어느때로 연길을 중심으로 한 중국땅과, 중국과 월남의 국경지대, 김포공항 등이다. 딱딱하고 무거운, 슬프고 가슴 폭폭한 이야기들을 풍성한 연극어로 품어내려 애썼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소리, 국악기의 소리, 컴퓨터의 인위적인 소리가 이리저리 뒤섞여 관객들은 기구하고 질긴 삶의 소리에 푹 빠져들 수 있다. 작가 곽병창씨는 “남과 북의 좁은 벼랑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강안개 이역만리에서 어디론가 쓸려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20세기 한국사가 우리에게 던져 놓은 족쇄”라면서 “그 형극의 궤적을 늦게나마 뒤따라 가려는 작은 시도로 봐 달라“고 한다.

 

 

 

 

작가의 글
거대한 체제와 이데올로기들의 틈바귀에서 무참히 내동댕이쳐진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 온통 그러느라고 정작 나 자신이 시대의 올가미로부터 좀처럼 자유롭지 못 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이제 눈 좀 더 크게 떠서 나를 가두고 있던 여러 울타리들을 걷어내고 일상의 핏기가 느껴지는 연극을 하고 싶다. 물론 극형식의 문제를 두고 좌충우돌하는 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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