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하지찬 '신기루의 성'

clint 2018. 4. 8. 21:09

 

줄거리
무대는 현실의 재판정과 과거의 장소가 함께 있고, 현실과 과거의 일이 서로 교차된다.
재판장이 등장하여 사건의 진실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얘기하며 관객들과 함께 지금 재판 중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보자고 이야기한다. 이어 검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검사는 지금 살인죄로 고소 된 유정일이라는 청년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 정일은 어머니와 의붓 아버지 그리고 그의 배다른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의붓 아버지는 여색을 밝히는 난폭한 인물로서 아내와 자식들을 매일 학대한다. 정일은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고 참고 사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날 이 집에 미경이라는 바걸이 들어오고 의붓아버지는 미경에게 눈독을 들인다. 그러나 미경과 정일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의부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검사는 정일의 이러한 과거 이야기를 하며 살인동기가 충분하다고 이야기하고는 자리에 앉는다. 다음은 변호사의 변론이 이어진다. 변호인의 말에 의하면 정일은 의부보다 변태인 어머니를 더욱 증오했으므로 일부러 의부를 죽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의부와 미경과의 삼각관계는 검사의 지나친 독단이라고 이야기 한다. 판결의 어려움을 느낀 재판장은 마지막 피고인의 진술에 앞서 잠시동안 휴정을 한다. 막이 오르면 마지막으로 피고인인 정일의 진술이 시작된다. 정일은 변태인 어머니와 난폭한 의부 모두를 증오하고 있었으며 미경과 함께 그 집에서 나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집의 축대가 쓰러지는 사고가 있던 그날 밤 그는 본능적으로 어머니를 깨워 함께 나왔다. 그리고 의부는 무너진 집과 함께 죽은 것이다. 검사는 정일이 의부가 위험에 처해 있는 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채 방치해 두었다며 유죄를 주장하고 변호사는 의부가 그날 밤 술에 취한 상태였고 의부를 깨울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그일은 정일의 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마침내 변호사는 사건의 진상을 밝힐 증인 두명을 내세운다. 증인은 정일의 어머니와 윤미경이다. 먼저 정일의 어머니 진술이 시작된다. 정일의 어머니는 학대받는 것을 즐기는 변태성으로 그의 전남편은 아내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 후 전남편의 친구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고 정일의 어머니는 새디스트인 지금의 남편과 몰래 정을 통하고 아이까지 낳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남편은 자살하고 정일의 어머니는 부끄러워서 정일의 진짜 아버지를 밝히지도 못한 채 지금의 남편과 살게 된다. 정일의 어머니는 진작에 이 사실을 밝히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자신을 벌해 줄것을 요구한다. 이어서 미경의 진술이 시작된다. 미경은 정일이 의부의 옛 여자의 딸로 아버지를 찾아 왔지만 아버지의 호색적인 행동에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추근거림은 계속되고 최후에는 미경을 겁탈하려고 한다. 위기의 순간에 미경은 진실을 밝히고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용서를 빌며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미경은 결국 아버지를 죽인 것은 자신이라며 흐느낀다. 재판장은 관객에게 결국 모두가 신기루속에 나타난 성곽을 실물의 성곽으로 착각하고 찾아 헤매었던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실물의 성곽은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재수사 심리하여 판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는 관객에게 공손히 인사한다.

 

        
추천의 말
시대성이 합리화, 과학화되어 갈수록 인간의 정신세계와 의식내용은 복잡해진다. 외형적인 단순성은 그만큼 이면이 복잡성을 띠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의 의식도 외부적 조건이 단순한 만큼 내면조건이 복잡해 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河志贊씨의 「신기루의 성」은 이러한 현대인의 의식내용의 복잡성을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하는가 하는데 많은 고심이 있었던 작품 같다. 가령 평면구조를 피하고 스포트라이트에 의한 다면화구조 같은 것은 근대주의적 리얼리티가 복잡한 내면의식을 표출하는데 무력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추구되는 작가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형태상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희곡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 작품에 대해서 한 가지 고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희곡은 대화의 미학을 추구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작가는 세련미를 보여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대화의 다이나믹한 구조를 보다 더 연구해주면 좋다. 예로 대화 가운데 「통금시간 가까이 밤 늦게 돌아와서-----」 는 「통금시간」과 「밤 늦게」 라는 동의어의 이중성을 보이고 있어 대화 자체의 혼돈을 가져올 염려가 있다. --- 유치진

작가의 말
나는 이 작품을 심사위원이란 한정된 몇 사람이 아닌 독자라는 많은 평자에게 내 놓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글을 써보겠다고 마음먹으면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어렵게 쓴 글이 햇빛을 보기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나는 겪었다. 또한, 글을 써서 밥을 먹겠다고 나선다면 얼마나 고달프고 서글픈 일인가를 아울러 깨달아야만 했다. 나는 글을 써보겠다는 것을 단념하고
평범한 생활에 충실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충실한 생활인이 될 수도 없었다.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날 자꾸만 유혹했다. 아니 비웃고 괴롭혔다. 난 이 작품을 대할 때마다 지난 이십대 시절이 생각난다. 아마 그땐 이런 작품이라도 쓸 수 있었던 마음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河志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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