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민정 '십년 후'

clint 2018. 4. 8. 20:26

 

 

 

작품 해설
- 어찌 해 볼 수 없는 세월의 무게, 살아갈수록 쓰디 쓴 인생.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스무 살의 그녀들이 십년 후에 다시 만났다. 지금의 그녀들은 뭐든지 다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간혹 한다. 십년이란 세월이 그녀들을 겁쟁이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인생이란 것이 살아갈수록 결코 녹녹치 않음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변한 건 어쩌면 십년이라는 세월뿐인데, 현재를 살고 있는 그녀들에게 삶의 무게는 자꾸만 질량을 더해간다. 때론 앙탈도 부리고 눈물도 쏟아내지만 삶이 한번이라도 시원시원하게 변하던가? 여자들은 별 것 아닌 줄 알면서 웃고 떠든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용기를 얻었다면 다행! 내일도 삶은 또 이어질 테니까... - 기다림, 숨기기와 들키기, 여자들의 수다, 눈물과 웃음! 세 여자가 의자에 앉아 한 남자를 기다린다. 남자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펼쳐지는 여자들만의 수다이자 인생이야기다. 사람들은 언제나 현재보다는 과거나 미래에 대해 더 자신 있게 말하고 떠든다. 보잘 것 없는 현재에 대해서는 감추고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현재의 고통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숨기고, 거짓을 말한다. 괜스레 수다와 너스레를 늘어놓고 하하호호 거리지만 복잡한 마음 한쪽 구선에선 나의 상처도 남의 상처도 그러내놓고 헤집고 싶은 욕망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기다림의 시간은 거짓을 들키게 만들고. 상처를 들쑤시게 만든다. 그것이 [십년 후,]의 형실이랄까. ‘눈물과 웃음은 둘 다 비애의 자식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기쁠때도 울기도하고, 슬플때 웃기도한다. 때때로 그런 모습은 매우 우스꽝스럽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눈물 속에서도 웃음이 있고, 웃음 속에도 눈물이 있다. 

 

 

 

 

 

줄거리 

대학 동창생 수진, 주리, 희남은 그녀들이 한 때 사랑했었던 한 남자를 기다리며 이야길 늘어놓는다. 지금 사는 이야기, 옛날이야기, 서로가 살아온 이야기, 남편이야기,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만.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가끔씩 불쑥불쑥 현재 그녀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고개를 들어민다. 아무리 괜찮다고 거짓말을 하고 숨겨보려 하여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고통은 십년만의 만남에서 조차 숨겨지지 않는다. 십년이란 세월은 세 여자의 삶의 기로를 바꾸어 놓았다. 모든 진실을 안 그녀들은 서로의 삶이 안타까울 뿐이다. 슬픔에도,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은 이어진다. 그러므로 헛헛하게나마 크세 웃어 제치는 세 여자의 모습은 처량하기보다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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