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만희 '탑과 그림자'

clint 2018. 3. 4. 15:13
'롤렉스 금장'이라고 공연되기도 함

 

 

 

 

정신병원에서 약을 먹는 과정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꼽새 할멈의 시계를 훔친 공처가는 원래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을 하여 싸움이 일어나자, 의사는 합법적이고 이상적인 방법으로 재판에 회부하기로 한다. 검사로는 꽈배기씨가, 변호사로는 물리학교수님이, 재판장은 환쟁이 영감님이, 그리고 나머지 꼬마선생, 가발처녀, 발발이 등은 배심원으로 구성된다. 판결은 허영의 솟조각에 아름다움을 부여했던 꼬락서니를 개탄하며 자숙하길 바란다로 막은 내려진다.

 

 

 

      

이 연극은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하루 종일 새끼줄만 꼬는 꽈배기. 잠만 자는 굼벵이. 언제나 과학시의 시상만을 생각하는 교수. 그림만을 그리는 환쟁이 영감. 금시계에 대해 집착하는 꼽새할멈. 단순무식하며 간호원을 좋아하는 공처가. 공부에 대한 압박감에 사로잡힌 꼬마선생. 딸에 대한 자책감에 언제나 고통받는 어머니. 빗질에만 전념하는 가발처녀. 노래만 흥얼대는 발발이. 여자 앞에선 부드러운 남자 의사. 공주병에 사로잡힌 간호원. 이들이 전개해 나가는 연극으로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눈물 겹기도 한 정신병자들의 이야기이다.
 
 

 

 

공처가가 꼽새할멈의 시계를 정말 훔쳤는가. 이에 대한 사건을 재판해 나가면서 '정신병자'는 요즘처럼 일등만을 원하고 돈과 명예만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삭막한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탑과 그림자'라는 이만희 작가의 작품으로 자식들에게 버림받아 금시계에만 집착하는 꼽새할멈, 하루종일 뜨개질에만 하는 꽈배기, 언제나 과학시에 대한 집착으로 물리학 교수. 공부에 대한 압박감에 사로잡힌 꼬마선생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느 날 꼽새 할멈의 시계를 훔친 자에 대한 재판을 환자들이 검사, 변호사, 판사가 되고 배심원이 돼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연극이 주는 메시지는 일등만을 원하고 돈과 명예만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한 것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한 내용이다.

 

 

 

 

[작품의도]
생각과 행동이 우리들과는 확연히 달라, 때로는 당황하고 때로는 두려움을 갖게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신 병원. 그러나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오욕[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과 칠정[희노애락애오욕(喜怒愛樂哀惡慾)]이 일그러져 나타나는 것임에 다름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지식, 돈, 권력, 재능, 사랑, 성(性)을 자신의 이상과 의지대로, 욕심껏 쓰고 향유할 수 없어, 마음에 병이 들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 아닌가. 인간은 어쩌면 지구라는 커다란 정신병원의 울타리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