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재서 '오유란'

clint 2015. 11. 18. 19:35

 

 

 

 

 

오유란전은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조선 영·정조에 쓰여진 한문 풍자 소설이다. 풍자보다는 해학이 강조되어 명랑 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이생은 김생과는 죽마고우였다. 김생이 먼저 과거에 급제하여 평양감사가 되자 이생을 청하여 후원 별당에 거취케 한다. 이생이 별당에 파묻혀 독서에만 열중하자 김생은 기생 오유란을 시켜 이생의 뜻을 꺾고자 유혹을 한다. 오유란은 소복으로 갈아 입고 이생이 거처하는 후원 앞 연못에서 빨래를 하며 이생을 유혹한다. 오유란에게 빠져 버린 이생은 별당에서 인연을 맺는다. 이튿날 서울 본가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부친이 위독하다는 것이었다. 이생이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부친의 병이 회복되니 상경치 말고 되돌아 가라는 소식이 있었다. 다시 평양을 향하여 가니 대동강변에  전에 없던 새 무덤이 하나 생겼다. 소 먹이는 목동에게 누구의 무덤이냐고 물으니 열녀 오유란이 한양 선비 이생에게 속고 자살한 무덤이라고 한다. 크게 놀란 이생이 병석에 눕게 되었다. 꿈에 오유란이 찾아와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하루는 오유란이 이생을 보고 감사가 성찬을 차려 놓았으니 훔쳐 먹으러 가자고 하여 갔다. 무엇을 짚을까  하고 살피는데 감사가 연죽으로 이생의 배를 치면서 꾸짖는다. 이생은 비로서 속은 줄로 깨닫고 부리나케 행장을 차리고 서울에 와 그날부터 열심히 공부하여 장원급제하여 평안도 암행어사가 되었다. 김생에 대하여 복수할 때가 온 것을 기뻐하며 평양에 내려가 기생 계월이와 동침 중인 김생 앞에 어사출도를 불러 통쾌하게 분풀이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배비장전과 같이 그 내용이 아주 비슷한 해학적인 풍자 소설로 양반들의 호색하고 위선적인 생활을 풍자하는 데 가장 탁월한 수법을 쓴 작품이라 할 수 있지만 배비장전은 관료 사회의 착취상을 고발하고 위선에 찬 지배층의 행태를 신랄하게 풍자한 데 비해 오유란전은 양반의 위선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하기보다는 해학적으로 그렸다는 점이 두 작품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로 등단하여 [팽(1984)]을 필두로 [하나님 비상이에요] [AD313] [여자만세] [사랑산조] [못생긴...] [오유란]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토해내 듯 쏟아냈던 극작가 박재서는 우리 사회에 병폐처럼 만연되어 있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통렬한 풍자로 시원스레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던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늘 발표때마나 연극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관심을 받았다. 이는 그의 작품이 풍기는 세상을 향한 풍자와 야유가 그만큼 강렬했다는 방증이다. 그는 언제나 미사여구를 지양하고 우리들의 치부를 드러내 듯 그렇게 거칠게 희곡을 집필했다. 그의 언어는 상스러울 정도로 직접적이고 또한 정제되지 않은 투박함으로 점철됐지만 또한 간결하고 산뜻하며 함축적이고 기발했다. 살아서 펄펄 뛰는 시장바닥 생선 같았다. 게다가 일상적이면서도 놀이성이 강했던 그의 희곡들은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현대적인 감각이 녹아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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