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젊은 부부가 아파트에서 산다.
일요일 오후, 비가 종일 온다.
남자가 방백으로 부부싸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어떤 부부든 부부사이의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이견이 생기면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아내가 주독권을 잡는 세대란다.
그래서 본인은 평화주의자이니 만큼 말과 행동 하나에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소파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무관심하면 그것 또한 아내의 심기를 그르칠 세라
뭐하는지 보는데 개인지 고양인지를 수놓고 있다.
그래서 "그게 개인가?" 라고 묻는데, 아니란다.
변명을 하듯 바로 "고양이구나" 하는데 그것도 아니란다.
그건 "산토끼"라는데... 그게 꼬투리가 되어 수예 솜씨가 없다고
말하지, 이리저리 돌려 말을 하다가 일파만파 커져....아내의 "이혼해!
라는 말까지, 사태가 커지는데....
마침 시골에서 상경한 장모님이 말리고 딸에게 말을 가려하라고
훈계를 놓는데, 부부싸움에 참견 말라며 딸이 엄마를 돌려 보낸다.
다시 재개된 부부싸움.
남자는 따귀를 몇 대 맞으면서도 꾹 참는데, 남자가 주먹을 쥐면
쳐야지, 하며 남편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때려봐, 때려봐" 놀린다.
그러나 경황없는 와중에 "아내가 임신했어"란 말과
"당신 애가 아닐 수도 있어..."란 아내 말에 더더욱 혼란 스러워진다.
결국 확전의 기로에서 남편이 양보한다.
"아들이든 딸이든, 내 아이든, 아니든, 우리 애야!"
여자는 감격한다.
1973년 현대문학지에 발표한 단막의 이 작품은 당시의 젊은 세대의 이성관계를 풍자하듯이 재미있게 꾸민 작품이다. 지금 공연해도 어색하지 않을 대사와 극중인물의 사고방식이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을지 모른다.
"부부싸움이란 지는게 이기는 겁니다" 란 작가의 철학이 담긴 남편의 마지막 방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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