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유리 '옥탑 방 고양이'

clint 2024. 10. 17. 18:06

 

 

 

서울생활을 시작한 경상도 아가씨 정은은 전 재산을 털어 서울의 한 후미진 동네에 진출,

옥탑 방을 마련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옥탑 방에 첫발을 디디려는 순간,

정체불명의 택배가 도착한다. 다음 순간, 웬 서울 남자가 나타나 “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친다. 알고 보니 집주인이 이 둘에게 이중계약을 하고 도망친 것.

20대의 젊은 남녀는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우스메이트를 하기로 합의한다.

서로가 볼썽사납기만 한 이들의 ‘동거’는 어설프기만 한데….

트렌드 연극답게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상이 잘 녹아있다.

88만원 세대의 아픔과 상처, 꿈에 대한 도전까지 이들의 알콩달콩한 동거생활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배우들의 이야기는 마치 요즘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오버 랩되면서 높은 공감도를 이끌어낸다.

 

 

 

더 눈여겨볼 것은 ‘변화’라는 주제의식이다. 서로 잘 맞지 않던 둘이 함께 지내면서

마침내 서로가 서로를 변하게 만든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연극은 한 사람을 만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찾아오는 즐거운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했다.

익히 소설과 드라마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옥탑방 하나를 두고 사투를 벌이다

결국은 서로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신선한 러브 스토리다.
극 중 남주인공 '경민'은 건축가의 꿈을 가진 까칠한 청년이다.

여주인공 '정은'은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상경한 사투리 진한 발랄소녀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다른 꿈을 꾸어온 이들의 로맨스는

삭막한 도시 옥탑 방을 알콩달콩 낭만의 집으로 만든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벌어지는 '정은'과 아버지간의 안타까운 말다툼,

그걸 몰래 지켜보는 재벌 2세 룸메이트 '경민', 달라도 너무 다른 그들이지만 동거라는

틀 안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은 점점 표면에 드러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둘은 결국 핑크빛 연애에 골인하게 된다.
'옥탑방 고양이'는 작가의 꿈을 갖고 서울로 올라온 경상도 여자 '정은'과

냉소적인 겉모습과는 다른 따뜻한 도시 남자 '경민'이 주인집 부부의 이중 계약으로

옥탑 방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난 주인집 부부가 돌아올 때까지만 동거를 하기로 한 이 둘은,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로 구성된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원작과는 다르게 옥탑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 커플이 등장한다. 이들은 경민과 정은의 애정을 전하는 매개체 역할로, 주인공 커플과는 다른 사랑 이야기를 통해 극중 재미를 더한다. 또한 이들은 고양이뿐 아니라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 - 동성애자인 정은의 친구, 열쇠 아저씨, 부유한 경민의 친구,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 정은의 아버지, 집주인 등 -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틈틈이 감동을 전하는 요소도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한 공모전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아 슬퍼하는 정은에게 고양이로서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가감 없이 전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정은의 아버지가 딸이 작가의 꿈을 포기하고 공무원이 되길 설득하는 장면에선 자식들이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아버지들의 마음이 전달돼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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