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원 '칼슘의 맛!'

clint 2024. 10. 19. 17:20

 

 

먼-, 아주 먼 미래. 환경파괴로 말미암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육류와 야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지구의 인간들은 식품과학개발이 만들어낸

조잡스런 인공식품을 먹으며 바퀴벌레처럼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인공식품을 개발하는 한 회사의 개발실.

새로운 직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한 청년이 찾아오게 되는데…..

 

완전한 환경파괴로 과학기술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미래의 시대를 배경으로

환경 파괴, 인간성 파괴라는 주제를 별난 유머와 슬랩스틱 코미디로 구성한 작품이다.

 

 

 

<칼슘의 맛>은 극단 이름대로 뚱딴지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어서 많이 본 뚱딴지라서 그렇게 신선하진 않다.

특히 이런저런 만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 위주의 이기적인 문명 비판’이 주제라고 한다.

미래 사회의 인공식품을 다룬다. 자연 파괴로 음식을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이

열량과 합성의 맛을 가진 인공식품을 만들지만 영양소까지 지닌

음식을 만들지 못해 부작용에 시달린다.

급기야 영양소 합성을 위한 고군분투.
“복제된 칼슘은 어떤 맛일까요?” 연구실 조수가 묻는다.

“칼슘의 맛? 칼슘의 맛은 과학이 만들어낸 신성한 맛이야.” 과학자는 말한다.

우리는 딸기‘맛’ 사탕과 바나나‘맛’ 우유와 소고기‘맛’ 조미료를 먹는다.

그리고 연극에서 결국 칼슘의 ‘맛’을 본 조수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그래서 알 수 없다. 그 맛이 도대체 어떤 맛인지.

 

 

 

 

작가의 글 - 김원

이런 글 쓰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글쟁이가 글 쓰는데 무슨 의도가 있겠습니까.
어느 날, 느닷없이 ‘칼슘의 맛’이 무엇일까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후 식품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찾아보며 느닷없는 의문엔 뼈가 생기고 살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쓰게 된 작품이 <칼슘의 맛!>입니다. 그렇게 썼습니다. 작가란 인간들이 집필 의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설명하는 거 있잖아요. 그거 믿지 마세요. 절반 이상이 구라입니다. 그냥 영감 받아 쓴 걸 거예요, 아마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그럴 듯한 구라로 포장해내는 것이 글쟁이의 재주라면 재주이겠습니다. 하지만 독자와 관객인 바로 당신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망은 있습니다. 어쩌면, 조각 같은 영감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게 하는 건 바로 당신들 때문일지도 모르죠. 바라옵건대 제가 <칼슘의 맛!>에 집어넣은 작은 메시지를 당신들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요, 칼슘의 맛은 진짜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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