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은 어머니와 세 딸.
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바다에 빼앗기자 그 불행은 자연의 인과응보로 믿는다.
태어날 때부터 소아마비에다 세 살 어린아이의 지능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정신지체아인 첫째 딸 해영이 죽은 이후로는 매일 해영의 사진 앞에 향을 피운다.
둘째 민영은 해영의 그늘을 안고 어둡게 자기 안으로 갇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엄마의 행동을 못 견뎌 한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사실상 이 극의 주인공이다.
셋째 수영은 불안한 가족형태를 오히려 언니보다 더 이해하려하며 민영을 원망한다.
불행의 씨앗은 민영의 결혼식을 계기로 찾아온다.
결혼식 전날 해영이 흙 인형을 안고 자다 민영의 웨딩드레스에 진흙꽃을 피우고 만다.
이에 민영은 모자란 언니를 부정하게 되고, 그런 자신을 원망하는 가족을 떠난다.
엄마는 더 이상 딸의 가슴에 상처를 줄 수 없기에 해영을 절간으로 보내게 되고
해영은 그곳에서 영원히 잠들어 버린다.
이 극은 민영의 딸 돌잔치로 시작된다.
이어 해영의 죽음에 대한 회고와 참회가 뒤따르고 참회한 민영은 딸 이름을 해영이라
짓고 다시 가족들에게 돌아와 해영을 대신해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인간은 업보를 지니고 산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게 또한 인간이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 인간의 업보를 부정하는 데서 불행은 시작된다. 그것이 가족 구성원내에서의 일이라면 그 정서적 사실감은 더욱 농밀하게 다가온다.
9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토우"(정영욱 작)는 가족의 업보, 특히 모녀간에 얽혀 있는 감정의 사슬을 종교적 비의속에 유추해 낸 작품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당시 심사평에 윤대성과 이윤택은 "작가가 구사한 토속적인 언어는 문학적인 수준에서 보아도 상당히 시적 정서를 내포한 대사들이다. 물론 이 작품의 소재가 연극 적이라기보다 문학성이 짙은 그래서 소설로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곡도 문학을 그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을 중시하여 "토우"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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