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호氏 거기서 뭐 하는 거요> 김성구의 마임극이다.
<못> <독안의 쥐> <새장> 등 생활 속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매호씨를 찾을 때까지 여러 무언극이 첨가된다.
김성구의 작업은 상대적으로 서구적이었다.
지극히 세련된 이미지의 조합과 절제된 움직임
그리고 정중동의 광대는
제자리 걸음이 가장 아름답고 슬픈 광대의 모습으로
이 시절 김성구를 기억케하고
간혹 김영태시인등 시인의 시를 극화하고
미술하는 친우들의 작업과 혼합하며
퍼포먼스나 헤프닝적 요소도 가미하는 작업은
말없음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고운 묵언의 날개짓들이었다.
1960년대후반 워크숍방식의 태동기를 넘어 마임 혹은 무언극의 방식으로 공연을 행하며 그들이 원하던 원치않던 언론과 평자들에 의해 마임이스트 혹은 무언극배우라고 구분되어진 공연활동은 김성구 유진규 두사람의 작업으로 개화기를 갖고 있었다. 김성구는 미술적 단아한 색감을 표출하면서 이미지와 논리적 방식에 강점을 보였고 유진규는 보다 적극적인 육체표현을 통한 시대적 자아탐구에 노력했다. 서양식 마임의 기초를 둔 모작과 흉내내기는 이내 실증을 느껴서 두 사람의 작업은 아주 간혹 마임식 걷기나 벽집기를 사용해서 마임이라 범주넣을수 있을 뿐 이미 무언 혹은 침묵극, 상황극 현장극 등의 개념으로 독제와 반민주시기를 사는 예술가로서의 슬픈 몸짓이나 허탈감등을 몸에 담고 있었다. 김성구가 [우리들의 광대] 연작으로 하얀바지와 티를 입고 흰얼굴에 종이몇장을들고 제자리걸음과 정지 혹은 휴면으로 이 서글픈 세상을 얘기하는 광대가 되어있을 때 하얀붕대로 하체를 가린 맨몸의 유진규는 동물원우리에 갖힌 동물들 앞에 구경꺼리가 되어버린 인간이 되어 관객과 같이 울먹이며 놀고 있었다. 두 사람의 힘겨운 생존으로 이 시기 한국마임은 대중과는 거리가 멀지만 소수 메니아층을 하나둘 만들어가는 특수한 쟝르로서 인식되어 갔고 또 그점에 존재가치를 지녔다. 그리고 그 희귀성과 지극히 심각한 미완의 고독한 작품성향이 한국마임의 이미지를 서양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인지시켜 나갔다. 이렇듯 한국 마임은 공연예술분야의 아주 미미한 부분에서 척박한 여건을 이겨내며 유진규와 김성구에 의해 개화와 침체를 공유하고 태동하여 발전한 것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열었던 1973년의 무언극 <침묵극 발표회> 이후 30여 년 동안 마임(mime) 로무대에 서고 있는 김성구씨. 처음에는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려웠다가 안온해졌다가, 선택받은 듯 즐기게 되었다는 그는 무대 위에서 삶의 갖가지 모습을 이야기한다. "나의 모든 이야기는 일 상의 관찰에서 비롯돼요. 모든 창의성은 바로 일상, 즉 '삶의 꼴을 하고 있거든요. 바로 그 각별한 관찰을 통해 표정과 몸짓들이 나오게 되죠." 말 없이 몸짓만으로 이야기하는 배우들이 울고 웃고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스스럼없이 낄낄 거리며 받아들일 수 있는 대중적인 마임을 하고 싶단다. 초면인 그에게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없는 친숙함을 느끼는 것도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 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그가 웃음 가득하기도 고통스럽기도 한 우리들 삶의 단편들을 진지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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