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간간히, 그리고 아득히 들려오는 총소리가 낯설지 않던
1940년 일제 강점기 시절의 안산, 그 중에서도 대부도.
그리고 어릴 적 남들의 몇 배로 심하게 천연두를 앓고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지만, 어쩌면 죽는 게 나앗을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의 곰보가
얼굴을 뒤덮고 있는 곰보 사공 구서강의 작은 나룻배를 통해야만
갈 수 있는 거북햄섬. 그 섬에 살고 있는 나병환자들.
섬 밖의 사람이건 안의 사람이건 간에 고개 처박고 살아야만 그나마
목숨이라도 부지할 수 있었던 잔인한 시대를 겨우 살아가고 있었다.
대항하는 자, 편승하는 자, 방관하는 자. 그리고 부정당하는 자.
당연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시절을 살아내는 인간의 군상들이다.
곰보 사공 구서강은 목숨부지하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사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런 그에게 창씨개명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살아온 습관대로 그는 방관자로서의 태도를 선택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의 스승은 죽음을 맞는다.
이제 그에게 펼쳐진 날들은 그 전과 같을 수 없다.
그는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가을 극작가.
발표작으로 <에드거 vs 에드먼드>, <어느 나룻 뱃사공 이야기>, <여된 감상기: 이계순전>, <외눈박이 치치와 두눈박이 차차>, <#엘렉트라>, <페퍼는 나쁘지 않아>, <할리 대희 미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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