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부부. 그들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다.
어느 날 수퍼에 갔다 돌아온 아내는
갑자기 자신의 딸이 똑같이 둘이 되어있음을 발견한다.
생김새, 말투, 행동이 자로 잰 듯 똑같은 두 아이.
둘 중 누가 진짜인지를 가려내려는 노력이 시작되지만,
알려고 하면 알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두사람.
견디다 못한 아내는 둘 중 하나를 죽이자는 제안을 하고
반대하던 남편도 결국 동의한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기 직전,
갑자기 저절로 죽어버린 한 아이를 발견한다.
두사람은 처음엔 잘 된 일이라고 기뻐하나,
시체를 치우려는 순간 죽은 그 아이가 가짜인지 아닌지를
모른다는 사실에 직면한다.
남은 한 아이를 붙들고 '니가 진짜냐'고 다그쳐 보지만
아이는 아무 대답도 못한다.
두 사람은 결국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음을 깨닫는다.
작가의 글 - 최명숙
“여섯 살배기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을 키우다 보면 문득문득 그 아이가 무척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부모들은 자식이 자기가 가르쳐준 것만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가 쉽잖아요. 그런데 때때로 그것을 뛰어넘는 행동을 한다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하면 너무 당혹스러워서 ‘얘가 내 딸이 맞나’싶을 때가 있어요. 일단 아이디어는 그런 경험에서 얻었죠. 물론 그건 아주 단순한 동기고,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자아의 내면에 있는 이중적인 모습과 실존에 관한 문제예요. 내 안에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이 공존하잖아요. 그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진실 된 나인지 몰라서 그것을 찾으려고 헤매고, 때로 비로소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찾았다고 할 수는 없는… 그런 고민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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