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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당신 없는 나는'

clint 2023. 3. 12. 11:51

 

여주인공 가브리엘의 인생에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대학시절 첫사랑, 지금은 사명감 높은 경찰아다, 다른 남자는 아버지이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신출귀몰하는 세계 최고의 도둑이란 걸 알게 된다. 오래 전 가브리엘의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남기고 떠난 두 남자. 그들이 한 날, 한 시에 나타나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 흔든다. 이미 오랫동안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여온 두 남자는 최후의 승부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위에서 마주한다. 두 남자를 모두 지켜주고 싶지만 그들은 죽음으로 끝을 맺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결전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버클리대학생 가브리엘과 소르본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사회의 안팎을 두루 경험하고자 샌프란시스코를 두 달 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프랑스청년 마르탱의 만남으로부터 비롯된다. 카페테리아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두 사람. 허락된 시간이 모두 지나고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마르탱은 가브리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마음의 갈증을 편지에 담아 전한다. 마르탱은 못내 아쉬움을 뒤로한 채 프랑스로 돌아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향한다. 그러나 편지를 읽은 가브리엘이 공항에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 “일주일만 돌아가는 걸 미룰 수 없을까?” 그들은 일주일동안 샌프란시스코의 카페들과 해변을 누비며 사랑한다. 가브리엘이 마르탱에 반한 이유. 그가 편지에 적었듯 다른 사람은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가브리엘의 심연을 발견하고 가슴 아파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발랄하고 싹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가브리엘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가브리엘의 이미지는 스물세 번째에서 끝난다. 스물네 번째에 너무 슬픈 이미지로 바뀌는 그녀 모습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다. 오직 마르탱만의 눈에만 보일 뿐. 가브리엘은 부모를 일찍 여읜 아픔이 있다. 자주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주 간혹 그녀의 얼굴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짙은 우수가 어린다. 고독의 감정을 숨기려하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마르탱은 그녀의 깊은 심연을 발견한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는 한 여자의 말 못할 고독의 심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