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태영 '연자 방앗간 우화'

clint 2021. 11. 30. 21:07

 

 

 

 

 

 

1978. 9월 월간문학에 발표된 단막이다. 1979년 희곡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3.1로 창고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연자 방앗간(마소가 돌며 맷돌을 돌려 곡식을 빻는 방식(여기서는 노새가 돌린다)에서 남자(갑돌, 을만)과 여자 이쁜이 같이 밀을 빻아 장에 밀가루를 파는 일을 같이 한다. 이들은 공동체로 분업에 의해 일한다. 갑돌은 노세를 몰려 맷돌을 돌리는 일을, 을만은 밀 포대를 나르는 일을, 이쁜은 빻은 밀을 포대에 담는 일이 그것이다. 특별한 것은 이쁜이를 갑돌, 을만이 같이 반씩 사랑하는 것이다. 그들은 돈을 벌면 술과 옷 등을 사는데 특히 이쁜이는 보석반지를 갖고 싶어 한다. 그리하려면 더 많이 일해야 한다. 그래서 이쁜이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제일 힘든 일인 연자방아 돌리는 노새가 규정된 일외에는 안한다. 그래서 채찍으로 때려 독려시키는데 그만 노새가 죽으며 연극이 중단된다. 노새1, 2가 죽었으니 자신들의 연기는 끝났다고 가면을 벗고 나가고, 반지 때문에 돈을 벌어 반지를 사야 하는 이쁜이에 동의해 남자는 연자방아를 돌리고 이쁜이는 밀을 주워 나르는 작업을 하는데 노새와는 비교도 안 되게 방아가 더디다. 결국 이쁜이가 채찍을 휘두르고 남자 둘은 죽고, 이쁜도 죽어, 연극은 중단된다. 노새2가 연출을 맡겠다고 해서 작품 등장인물의 역할을 보완한다. 갑돌은 힘이 장사이고, 을만은 반지와 권모술수의 지략을 준다. 그리고 연자방아는 갑돌이 맡고 힘으로 작업하고 을만은 갑돌이 안보일 때 이쁜에게 와서 반지로 꼬여 힘의 원천이 어딘지 이쁜이를 꼬여 반지를 주겠다고 한다. 결국 갑돌은 그 비밀을 말해 반지를 끼면 자신이 죽게 된다고 말하고, 그 반지가 다른 남자가 끼면 을만도 죽게 되기에 이쁜이의 유혹에 어쩔 수 없이 반지를 끼는 갑돌과 을만은 죽는다. 그런데 노새 연출이 공연을 중단시키고 이쁜이도 죽어야 하는데 안 죽었다며 다시 하라고 지시하며 막이 내린다.

 

짧은 단막이지만 3버전의 우화가 연작처럼 이어지고 갈수록 다정한 공동체가 와해 되어 서로를 질투하고 서로를 죽이는 일로 망가지는 내용을 보여준다. 비록 우화지만 풍자하고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라 하겠다.

 

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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