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발표한 <칠면조>는 한 가정집 거실에서 일어나는 단막 비극이다.
막이 오르면 아버지 나희만의 전화로 시작된다. 막내아들인 대학생 종구가 과격한 데모로 경찰에 수배되었고 이를 아는 인맥을 통해 풀어보려하는 나희만의 모습이다. 다음 전화에서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통화내용이다. 먼저 전화가 권력에 순응하는 태도로 착하기만 한 아들이 과격한 용공세력의 꼬임에 빠져 그런 것이라고 하고, 두 번째 전화에선 집권세력이 정치를 제대로 못하니까 대학생들이 데모하는 거 아니냐고... 그의 부인도 그런 그의 태도를 꼬집는다. 시골에서 올라온 나희만의 부친인 나상신도 막내손자를 걱정한다. 큰손자 승구도 집을 나가서 심란한데 막내까지 수배됐다고. 나희만은 부친한테 돈 문제를 얘기한다. 빚으로 이 집도 가압류된 상태라고. 부친의 얘기는 그동안 자신의 그 많던 재산도 아들 나희만이 사업이다, 몇 번의 국회의원 출마다 해서 받아내어 거의 탕진한 상태이다. 부인 윤경애는 남편의 화려한 언변 밑에 감춰진 행태를 비꼰다. “당신은 칠면조 같다”고. 당을 바꿔가며 출마하는 행태며 사람을 속이는 사기행각 등. 그런 나희만의 모습은 큰아들 승구가 나타나 자신이 왜 변했고 집을 나갔는지를 얘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이상이 절망으로 바뀌는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수배 중인 막내 종구가 들어온다. 막내 역시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고 아버지의 말을 거부하고 다시 집을 나간다. 형이 쫓아 나가고 잠시 후 종구가 들어와 형이 자기 대신 차사고로 부딪혀 죽었다는 말을 전한다. 나희만은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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