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준용 '서울특별시민 Y씨의 마지막 외출'

clint 2018. 8. 25. 22:25

 

 

 

 

심사평 <심사위원= 임영웅(연극연출가)-유민영(연극평론가)>

금년도 희곡 분야는 예년과 비교할 때 응모편수 증가와 함께 질적 향상도 괄목할만했다. 제재와 형식의 다양성 속에서도 가정 해체와 부랑인들의 고단한 삶을 묘사한 작품이 많았던 것은 오늘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좀 부족했을 뿐이다. 그런 속에서도 최종심까지 남은 작품은 '고모령에 달() 지고'(이상용) '박대리, 전당포에 가다'(공철우) '효값'(나윤빈) '아라라트산의 구원'(국미경) '서울특별시민 Y씨의 마지막 외출'(윤준용)5편이었다상황 설정이나 성격창조, 구성 등에서 수준작인 '고모령에 달 지고'는 좀 감각적으로 진부하고 상투적인 것이 결점이었고, 세련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박대리, 전당포에 가다'는 주제가 약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노인문제를 리얼하게 다룬 '효값'은 예술성이 부족했고, 인간의 꿈과 구원문제를 다룬 '아라라트산의 구원'은 세련된 언어와 상황설정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극적 사건이 없이 주인공의 설명으로 모두 처리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까 작위적이고 관념적이었으며 작자가 제시하는 문제 역시 주인공(고창돈) 자신의 절실한 문제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결국 한 시민의 하루의 절망적 삶을 묘사한 '서울특별시민 Y시의 마지막 외출'을 당선작으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도덕들과 가치관마저 붕괴된 오늘의 세태 속에서 순수를 지키려는 한 작가지망생이 겪어야 되는 좌절과 고독, 소외를 매우 절제되고 세련된 언어로 묘사한 이 작품은 우선 성격구축에서부터 돋보였다. 물론 중막극적인 구성이 산만한 감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주인공(Y)이 풍기는 페이소스는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작가는 앞으로 노력 여하게 따라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를 걸어보겠다.

 

 

 

 

당선소감

세상이 달라지고, 살아남기 위한 삶의 방식들이 달라진 세상에 맞춰 장단을 맞춘다.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냐곤 묻지 말고 그저 숨죽이고 살아라. 오직 차가운 머리로만 생각하고 가슴에 온기는 질식시켜 죽여라. 누군가가 그 틈을 파고들기 전에." 오늘도 곳곳에 너부러진 사람들의 꿈을 본다. 사람들의 한숨에 세상이 질식해간다. Y씨에겐 꿈이 하나 있다. 그냥 내버려 놔 달라는 것. 그것이 고공비행이든, 저공비행이든 제 날개로 날고 싶을 뿐이니 제발 좀! 그런데 Y씨가 신음처럼 내뱉은 그 말에 사람들은 어설픈 참견과 동정으로, 그래서 Y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Y씨는 잊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Y씨는 외로운 사람이다. 기억에서만 사람들을 만나 그 사람들과의 우정을, 사랑을 아직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Y씨는 슬픈 사람이다. 세상은 뱀처럼 차갑고 냉정하건만, 오직 그런 기준만이 있을 뿐이건만 그런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Y씨는 눈물겹도록 가엾은 사람이다. Y씨는 나의 형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 소비적인 일은 없다며, 늘 술에 취해 그만큼 아픈 가슴을 끌어안고 사는 나의 큰 형. 이제 나의 형이 그 기나긴 외출을 끝내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세상 속으로 들어와 함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이 겨울날, 뜻밖의 당선소식에 한 해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행복하다. 해 뜨는 동해 바다가 보고 싶다. 그 바다에 흠뻑 취하고 싶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어머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나의 작품에 도움을 준 형에게 감사한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약력=1969년생, 한국방송대학교 경영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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