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신춘 무등 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희곡작가·고려고 교장
전국 각지의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었다. 시나 소설에 비해 공모하는 곳이 적은 탓도 있겠지만 희곡을 쓰려는 분이 많아졌다는 건, 우선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응모작의 대부분이 소재나 기법 면에서 많이 발전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대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한정된 등장인물들이 엮어내는 삶의 이야기를 갈등과 긴장 가운데, 그 갈등을 적절하게 증폭시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게 하는 희곡본연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응모작 대부분이 훨씬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최일걸의 ‘황홀한 소통’과 문정련의 ‘마지막 잎새’가 최종심에 올랐다. ‘황홀한 소통’은 홈쇼핑 중독증과 채팅으로 인한 문제점을 잘 부각시킨 작품이다. 소재나 극의 전개에도 무리가 없었고 대사도 깔끔했다. 그러나 무대설정을 너무 소홀히 했다. 희곡은 공연을 목적으로 쓰여져야 하고, 관객이 무대장치와 등장인물들을 통해 극의 상황과 진행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작가의 의무이다.
‘마지막 잎새’는 요즘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문제점을 잘 부각시켰고, 극의 전개도 별 무리 없이 잘 이끌어간 점이 좋았다. 그러나 긴장과 갈등이 가장 잘 드러나야 할 종결 부분이 약한 것이 큰 흠이었지만 ‘마지막 잎새’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그리고 기존에 발표된 남의 작품을 살짝 고쳐 응모하는 낯부끄러운 일도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당선소감 - “더욱 정진해 남다른 작품 창작할 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단지 눈 내리는 소리만이 침묵을 유지했다. 귓속이 윙윙거리는 느낌, 공명…. 어쩌면 그 순간 나는, 아주 짧으나마 우주 속을 걸었을는지도 모른다.
잘 차려진 옷을 냉큼 받아 입기엔 아직은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럽기만 한 몸뚱이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여기저기 걸어다니다 보면 나의 진정한 것들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내게 문학이란 이름으로 처음 손 내밀어주신 K 선생님, 문학의 진정성을 가르쳐주신 송수권·김길수·안광·곽재구 교수님, 문학이란 이름으로 알게 된 동지들,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내 든든한 심장이 되어준 못난이 해성파(海城派)들, 불협화음 비단 식구들, 나의 사랑하는 혈육 가족들, 예쁜 조카 성진이와 하경이, 듬직한 21대손, 의형 김훈, 그리고 굶주린 나를 기꺼이 채워준 ‘빵’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부족하나마 내 볼품없는 헌 껍데기에서 한 가닥 실오라기라도 붙잡아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채찍이라면 뜨겁게 맞고 독한 약 한 번 바르고 말면 그만일 테지만, 당선소식은 어쩐지 언중유골 마냥 내 가슴 속을 찔러댄다. 더욱 정진하여 남다른 작품 만들어가겠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약력
1982년 경남 남해 출생
현재 순천대 문예창작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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