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한숙희 '환상의 죽음'

clint 2018. 6. 13. 08:13

 

 

 

죽음을 앞둔 아내와 멋진 춤을 추기 위해

춤을 배우러 다니는 남편.

통증 때문에 울고 있는 아내에게 선글라스를 끼워주는 남편.

그런 남편과 작별을 준비해야만 하는 아내....

 

 

 

 

 

나중 나중을 부르짖는 남편과의 삼십 여년의 세월을 함께한 아내는 힘들고 외로운 인고의 세월을 보내왔다. 이러한 남편을 진작부터 떠날까도 생각을 했었지만 어린 자식들을 두고는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서기가 몇 번인지 모른다. 이제는 자식들도 장성해서 곁을 떠나고 남은 건 아내 혼자 뿐... 아니다. 남편을 기다리고 자식들을 기다리며 앉았던 늘 곁에 있어주었던 낡은 소파뿐이다. 아내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 소파에 앉아서 그 누군가에게 빌고 있다. 슬프고 외로운 세상에서 얼른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드디어 아내의 소망을 이루어지려나 보다. 무심코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 위암 말기, 그것도 육 개월 밖에 살 수 없다니... 이렇게 신날 수가! 삼십여 년 동안 무수히 많은 것을 빌었지만 도무지 감감무소식이더니 이젠 도저히 안 되겠는지 드디어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감사할 따름이다. 기쁘고 신나는 일도 잠시...옛 사람들은 죽으면 외롭지 않게 무덤 속에 많은 것을 담아 준다던데, 아내는 '과연 무얼 가지고 가나!' 고민이다. 눈에 보이는 거대한 물건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식들이야 키우는 재미를 주었기에 그 추억을 가져간다지만 남편과는... 남편을 사랑하기는 했었던가!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했고, 가장 많은 외로움을 주었던 남편... 그와의 애틋했던 순간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움과 원망을 가져 갈 수도 없고... 그를 다시 사랑하고 싶다...  

 

 

 

 

 

신춘문예 당선 작가인 한숙희의 희곡을 기반으로 정년퇴임한 교사와 그의 아내의 죽음을 통해 가족 간의 화해와 용서를 다루고 있는 2인극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사회의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가족 간의 오랜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화해와 용서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부부라는 것은 무엇이고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정년퇴임한 교사와 그 아내의 눈을 통해 삶과 죽음,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 한 세대와 다음 세대를 이어주고 정년퇴임한 우리시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잔잔한 감동의 사랑과 이별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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