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현정 '소풍'

clint 2018. 6. 12. 16:34

2012 아시아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남편과 사별한 여자는 딸과 함께 치매에 걸린 노모와 살고 있었다.

이따금씩 모녀 삼대는 바닷가로 소풍을 갔지만,

어느 날 딸 혜원은 바닷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남편이 죽은 뒤 어린 딸을 위안으로 살아온 여자는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고,

치매에 걸린 노모는 갖은 트집을 잡아가며 여자를 괴롭힌다.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여자에게

잠시 제정신이 돌아온 노모는 혜원이 죽은 날에 관해서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는데

 

 

당선소감

오랜 시간 누구에게도 제 작품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 작은 첫걸음이 저를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길 기원해봅니다. 스물두 살, 처음 쓴 희곡에 과분한 칭찬을 해주셨던 김명화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잠시 동안 뵈었지만 당신의 그 칭찬 덕분에 이때껏 홀로 희곡을 쓸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투고 용기를 줬던 윤설, 이대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중앙대 문창과 선생님들과 병관, 윤하 그리고 조순영 여사의 이름을 빛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1년 생.중앙대 문창과 졸업.

 

심사평 - 윤한수 (희곡작가)

요즘 각 일간지 신춘문예에 희곡부분 응모자가 예년보다 많다는 말을 들었다. 신춘문예를 처음 시행하는 아시아일보도 응모자가 많았다. 이런 현상은 극작가인 한 사람으로써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문학장르도 어렵지만, 희곡은 보다 어려운 장르이다. 왜냐하면 희곡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문학인 동시에 연극성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웅모작품 중에는 희곡의 양면성이 결여되어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희곡은 대사만 주고받는다고 해서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사 속에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사와 행동이 갈동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대사만 나열해 놓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객관성 없는 행동만 묘사한 작품들도 있었다. 작품은 객관화되어야 한다. 물론 희곡의 틀을 갖춘 작품도 많았다. 그런데 그런 작품들은 표현방법이 미숙하다거나 주제표출이 잘 안되는 작품들이었다. 결국 최종으로 남은 작품은 셋 편이었다. <렛 다운>(오해근), <이른 퇴근> (이재상), <소풍? (김현정)이었다. <렛 다운은 여학생(고교생) 두 명과 사내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자살소동을 피우다가 결국은 자살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얘기다. 그런데 자살하려는 동기가 너무 피상적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살할만한 아픔이 약하다는 것이다. 아픔 없는 인생이 있겠는가? 앞으론 그 아픔을 심도 있게 그리기 바란다. <이른 퇴근은 직장인의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상식적이고 구성도 평이하다. 그러나 대사는 세련되어 있어 앞으로 구성면만 공부하면 좋은 희곡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소풍은 치매 걸린 어머니와 딸의 얘기다. 작품을 끌고 가는 솜씨가 보인다. 모녀간의 갈등도 비교적 잘 그려져 있다. 대사도 비교적 좋았다. 그런데 아이 나오는 두 장면은 빼고 모녀만으로 작품을 끝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앞으로 좋은 희곡을 쓸 수 있는 역량이 보이므로 당선작으로 선택한다. 최종에 올라오지 못한 작품 중에도 수정하면 좋은 작품이 될 만한 작품들도 많았다. 더욱 분발해주기 바란다. 하나 명심할 것은, 희곡은 갈등으로 주제를 표출해야 한다. 그 갈등은 등장인물의 삶 속에서 나와야 인생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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