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허선혜 '햄스터 살인사건'

clint 2018. 6. 10. 18:43

 

 

 

자살을 결심한 여학생과 남학생이 햄스터 우리를 들고

어느 모텔 방을 찾아들면서 시작된다. 사라진 햄스터의 이름은 바닐라.

누가 바닐라를 죽였는가. 그리고 누가 햄스터일까

극중 햄스터 '바닐라'가 죽은 채로 발견된 뒤

2명의 10대와 몇 명의 어른들이 벌이는 일종의 소동극이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방을 둘러보던 중 배관공이 변기를 고쳐야 한다며 들이닥친다.

아이들밖에 없는 것을 확인한 배관공은 변기를 다 고치고도 나가지를 않는다

여학생이 불러온 주인아줌마는 오히려 배관공 편에서 아이들을 나무란다.

이를 본 여학생은 잠깐 구경 다녀온다며 창밖으로 몸을 던진다.

남학생이 비명을 지른다. 배관공과 주인아줌마 역시 놀라 소리를 지른다.

창밖에는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우왕좌왕할 뿐이다

그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햄스터 살인사건>은 풍성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코미디 연극이자, 본격 부조리극이다. 연극은 바닐라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등장인물의 심리를 긴장감 있게 파고 들어간다.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력과 기상천외한 유머와 엽기 발랄한 화법과 시선으로 청소년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부조리함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들은 모두 <햄스터 살인사건>의 증인이 된다. 작품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선사하다 난데없이 정곡을 찌른다. 마치 경쾌하게 잽을 날리다 예측불허의 펀치를 날리는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통통 튀는 대사는 황당하리만치 참신한 소재와 엉뚱한 상상력을 더욱 빛나게 하며 리드미컬하게 살아 움직인다. 현실과 상상이 교묘히 섞인 이야기는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을 경쾌하고 담백하게 풀어낸다.

 

 

 

 

 

배우 다섯 명이 등장하는 이 연극은 상식과 논리를 벗어나는 예측 불허의 상황이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코미디 부조리극이다. 자살을 결심한 남녀 청소년이 햄스터 우리를 들고 모텔방에 나타난다. 갑자기 변기를 고쳐야 한다며 들이닥친 배관공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주저앉는다. 여학생은 돌연 창문 너머로 뛰어내리고, 젊은 경찰이 놀라서 들어온다. 햄스터 오줌 냄새를 맡은 아줌마가 우리 문을 열자, 뛰쳐나온 햄스터 한 마리가 배관공의 발에 밟혀 죽는다. 울부짖던 남학생은 가방에서 권총을 빼 사람들에게 겨누고, 햄스터가 죽은 게 배관공 발냄새 때문이라며 다그치다 함께 발레 2인무를 춘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청소년의 입장에서 사회와 불통(不通)하는 답답함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사한다. 제목의 '살인(殺人)'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연극에서 햄스터는 어른들의 몰이해로 희생되는 청소년에 대한 은유다. 남녀 주인공이 부모의 흔한 잔소리를 재생하며 울부짖는 장면은 연극의 절정이다. "뒤처지지 마" "엄만 너 때문에 포기한 게 많아" "너한테 투자한 게 얼만 줄 알아?" .

 

 

 

 

<햄스터 살인사건>은 풍성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코미디 연극이다. 자살을 결심한 두 청소년이 모텔에 햄스터 우리를 갖고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기상천외한 유머와 시선은 청소년 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부조리한 현실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현실과 상상이 교묘히 섞인 이야기는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경쾌하고 담백하게 풀어낸다. 1991년생인 극작가 허선혜는 "청소년은 내면의 에너지가 들끓어도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사회와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문제는 '청소년극'의 외피를 쓴 이 작품이 어른 입장에서 불편해할 만한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는 것. 하지만 "청소년 연극은 꼭 착한 연극이어야 하느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이 연극이 처음 공개됐을 때, "이건 바로 우리 얘기"라며 공감하는 청소년 관객들로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작가의 글

햄스터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 안에 갇힌 햄스터는 주어진 것에만 의존해 살아간다. 사료, , 쳇바퀴, 몸통보다 조금 큰집. 가끔 보상처럼 주어지는 해바라기씨. 우리 안은 평화롭다. 익숙한 패턴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분별력을 앓을 만한 일이 생긴다면, 참기 힘들 만큼 허기가 진다면, 욕망을 해소할 것들이 사라진다면, 그 안은 순식간에 참혹한 현장으로 돌변한다초등학생 때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친구는 방학 중 캠프에 다녀오느라 오랜 시간 햄스터를 돌보지 못했다. 그는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안에 어미밖에 없었어. 그리고 뭔가를 먹고 있었어..."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단지 햄스터 살인사건의 시작에 불과하다.

 

 

 

작가소개 : 허선혜

1991년 겨울 안양에서 태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주최한 제1회 청춘나눔 연극제에서 희곡 햄스터 살인사건으로 대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청소년 희곡을 쓰며, <오문오방 프로젝트> <시어, 헤엄치다> 등 문학과 연극을 매개로 한 대안 공연에도 참여했다 현재 소규모 창작 그룹 나비꼬리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공연의 모토를 교감으로 삼고 그것이 최우선 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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