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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각색 '무명,無名’

죽음 위에 죽음이로구나. 나는 조씨고아인가? 정발인가? 도성인가? 도대체 핏줄이 무엇이관대 이토록 처절한 숙명이 나에게 왔단 말인가? 나는 무엇으로 불려야 하는가? 생명을 주셨으나,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조씨. 생명을 지켜주셨으나, 죽은 자식의 이름으로 살아야 하는 정씨. 삶의 환희를 맛보게 했으나, 역사의 반대편에 서 있는 도씨! 아아, 나는 모든 것을 거부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충성, 의리, 가족애를 담은 이야기로 정의 실현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는 권선징악적 연극이다. 계략에 의해 부모가 죽임을 당하고 그 원수의 양자가 돼 자란 ‘무명’이 20살이 돼 맞이하는 운명은 가혹하기만 하다. 처절한 숙명 앞에서 가문을 이을 여자도, 멸문을 끝낼 남자도 거부하며 아무것도 아니길 원하는 그녀..

외국희곡 2026.06.01

이상훈 '장난감 병동'

가까운 미래. 토이를 치료하는 장난감 병동. 10대 소녀의 각별한 친구였던 FR003이 병동을 찾아온다. 이곳 닥터는 로봇 치료에 권위자이다.자신에게 탑재된 교감 기능으로 그녀에 깊이 공감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FR003.엄마와는 이혼한 아빠가 미국에 근무하며 홀로 있는 딸인수에게 선물한 공감 로봇이다.극은 낯선 감정에 동요하는 열일곱 소녀 '수', 한동안 수와 FR003은 서로 공감하며 친해진다.그러나 학교에서 친구와의 일에 FR003가 개입하면서 급속하게 냉각된다.그래서 버림받은 FR003은 외친다."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어?" 닥터는 FR003의 요청대로 할 것인가?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 미묘하게 변해가는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추적하면서, 모든 것이 프로그램 된 사회에서 인간의 '감정'에 ..

한국희곡 2026.06.01

이오네스코 작 양정웅 각색 '의자들'

어떤 섬에 노부부가 탑 꼭대기에 살고 있다. 그들의 인생은 실패로 점철됐으며 보잘것 없다. 두 사람은 매일 밤 삶의 권태를 달래기 위해 망상속으로 도피한다. 일상에서 벗어난 과대망상속에서 부부는 씁쓸한 인생을 서로 위로한다. 이윽고 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손님들이 차례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손님을 맞이하면서 현재의 불안과 욕망, 과거에 대한 그리움, 이루지 못한 사랑 등을 떠올리며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를 드러낸다. 점점 더 많은 손님들이 오고 어느 순간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은 서 있을 자리조차 없다. 마침내 황제가 등장하고 둘의 감격은 절정에 달한다. 남자는 자신의 성명서를 초대한 손님들과 전 인류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용한 직업 대변인이 올 것이라며 초조하게 그의 출현을..

외국희곡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