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오진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

clint 2018. 6. 11. 18:33

 

 

 

 

명과 노을은 친구 사이다. 원래는 수미와 셋이 친했는데, 명의 짝사랑이 실패로 돌아간 후 수미와는 어쩐지 멀어져버렸다. 경진과 명은 중학교 때는 친구였다. 하지만 경진이 노는 형들과 어울리는 새 멀어져버렸다. 언제부턴가 학교에는 수미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떠돈다. 명의 할아버지는 아프고, 대학생인 노을의 언니는 임신을 한다. 노을과 명은 지금은 함께이지만 또 다시 혼자가 될지도 모를 시간에 대해서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4명의 청소년과 그의 가족들을 통해 섹스와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해 조심스레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이다. 성교육처럼 공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외에는 음지처럼 여겨지는 청소년의 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 나오는 어른도 완벽하지 않다. ()과 관련된 상담을 어설프게 하는 교사 선아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노을의 언니 가을이 노을에게 완벽한 신뢰를 주기는 어렵다. 친구인 수미가 안 좋은 소문 때문에 힘들어하고, 마찬가지로 친구인 명과 노을이 서로 좋아하고 있지만 거리를 좁히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동안에 노을은 수미를 이상하게 보는 게 이상한 거라고 이야기하면서 너의 편이 되겠다고 이야기하고, 명은 노을에게 지금 함께 있는 게 좋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서로의 거리를 좁혀 가는 과정은 외부에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내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서로를 마주 보고, 손을 잡는 그 적당히 가까운거리에서 시작하더라도.

 

 

 

 

 

 

 

작가의 글

어른들도 잘 모른다. 그렇다고 청소년이 좀 더 잘 아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옷을 다 벗고 누군가와 함께 누워 있는 건,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다.

정자와 난자가 생물학적으로 만나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는 것, 그 이전에.

나의 빈 몸을 내려다본다.

깨끗하거나 더럽거나

야하거나 순결할 것이 아니다.

 

 

 

작가 이오진은 1986년 가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을 비꼬는 희곡 바람직한 청소년과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의 세계를 그린 희곡 58키로에서 청소년을 담았다. 2016년에 대산창작기금을 받았으며, 희곡집 연애사B성년(공저)을 펴냈다. 현재 페미니스트 극작가 모임 호랑이기운에서 활동하고 있다. 누구나 볼 수 있고 어디서나 올릴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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