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광탁 '누이야 큰 방 살자'

clint 2018. 3. 18. 21:31

 

 

 

 

너무나 가난한 사람의 아주 우습고, 가슴 아픈 이야기!

<누이야 큰 방 살자>는 그래서 코메디이다. 가장 슬픈 순간엔 가장 우스운 현실이 있는 것이니까. 연신 쏟아지는 폭소와 단 한번의 눈물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작품이다. 재개발 대상지역에 사는 어느 남매의 고된 삶을 그린 작품.빗물 새는 방에서 벗어나 큰 방으로 이사가려는 이들의 희망과 그 희망에 호락호락 길을 내주지 않는 세상의 거친 조건들이 수세미마냥 엉켜 있는 작품.

도시, 재개발 지역이 이 연극의 배경이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일렬구조의 집들. 그 중에서 -상철과 상미- 두 남매의 집이 무대로 옮겨진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세면장. 그 위로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큰방. 큰방에 달린 다락방은 미닫이문으로 개폐된다. 반대편 조금 낮은 곳에 부엌이 있지만 보이지 않아도 상관없다. 출입문 밖에는 녹슨 연탄 보일러와 연탄집게 그리고 연탄재와 쓰레기 더미가 수북하다. 골목엔 버려진 문짝도 있고 그 위에 붉은 락카로 휘갈겨 놓은 낙서도 보인다.<산89-99번지><무허가 No 1999><노상철 노상미→>등이 그것이다. 큰방에는 앉은뱅이 책상과 금간 유리 창문. 덜렁거리는 출입문, 때 낀 이불, 헤어진 장판, 무채색의 벽지 등이 싸늘하고 음습한 공기, 쾌쾌한 냄새와 함께 어우러졌다.

 

 

 

 

10년 넘게 아파트 입주권 딱지만을 바라보며 사는 상철과 상미 남매, 그들의 꿈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저 빗물 새지 않는 방에서 보송보송한 이불을 덮고 사는 게 유일한 희망일 뿐이다. 상미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7년째 악착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건만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는 게 없다. 비 새는 지붕을 막으러 올라갔다가 그곳에 죽어 널부러진 뚱뚱한 쥐를 발견한 상미,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꼬리를 집어 내던지며 말한다. “쥐는 무서운 게 아니라 더러운 거야.” 마치 가난처럼. ‘딱지를 생각하며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상미는 종합진단 과정에서 양성 뇌종양이 발견된된다. 세월을 훌쩍 건너 뛰어 3년 후, 머리를 빡빡 깎은 상미와 출산을 앞둔 상철 부부는 또다른 딱지를 기약하며 다른 재개발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삶은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이어진다. ‘노력=성공이라는 섣부른 이데올로기를 전파하지 않는다. 그래서다소 허무한 느낌마저 든다.

 

98년 삶의 애환을 유쾌하게 다룬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차를 연출하기도 했던 작가 김동기는 민중이 보듬어 안아야 할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수시로 애국시민 여러분- ”을 외치며 동네를 누비는 고물수집상, 동네 카바레의 차차차’ ‘아파트등의 노랫가락이 가끔 실소를 자아낸다.

 

 

 

 

 

수년간 고생 끝에 내집 마련 꿈을 이루려는 찰나 동생이 악성 뇌종양에 걸린 사실이 밝혀져 또다시 재개발지역으로 이사 가는 한 남매 이야기다. 

연극 “누이야 큰방 살자”는 재개발 지역에 살던 남매(오빠 상철과 여동생 상미)가 어느 날 일명 “딱지”를 받게 되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을 희망과 꿈으로 바뀌면서 부족함이 일상이었던 그곳에서도 인간미 넘치는 정이 있고 살아가는 희망을 따뜻하고 포근한 정으로 전달하고 있다. 한편 상미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는 오빠를 보면서 헛된 기대라고 생각하면서도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워 버리지 못한고 생활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데 머리에 종양이 있다는 의사의 말에 큰 절망감을 갖고 동생에게 어렵게 사실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상철과 상미는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삶을 살아가면서 결국 그렇게도 바라고 원했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모든 시름과 아픔을 극복하고 해피 앤딩으로 연극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