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소설 [분례기]는 방영웅이 문단에 내놓았던 첫 작품이다.
1967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때,세간으로부터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해진다.
소설 [분례기]는 작가가 가난하게 소년시절을 보냈던 충남 예산읍이 무대이며, 이 소설의 특성은 짙은 토속 생활의 묘사에 있다. 토속성을 통한 생동감 그것은 곧 한국 근대소설에서 되새겨질 만한 요소이다. 참고로 이 소설은 SBS 창사 특집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된 바가 있다.

줄거리
열일곱 살인 똥예는 동네의 젊은 과부들과 함께 산으로 나무를 하러 다녔으나, 그해 여름부터는 그들과 행동을 달리 해야만 했다.과부들이 모여 앉기만 하면 사내 이야기들 뿐이었으므로 똥예의 어머니는 똥예로 하여금 촌수도 알 수 없는 먼 친척 뻘인 용팔이와 함께 나무를 하러 다니게 했던 것이다. 용팔이는 고자라고 소문이 난데다가 힘 또한 장사였으므로 어머니는 믿음직스럽게 생각한다.그러나 용팔이는 사실 고자가 아니었고,결국은 똥예의 처녀성을 빼앗고 만다. 똥예의 아버지인 석서방은 집안 일에는 관심도 없이 술집과 노름방만을 드나든다.석서방댁도 남편에 맞서 똥예에게 집안 일을 모두 맡기고 방에만 틀어박혀 배고파 우는 아이들을 때려주기나 하고 있을 뿐이다. 똥예가 자수를 배우고 있던 봉순으로부터 어느날,길남으로부터 혼인말이 들어왔다는 얘길 듣고 그녀는 무척 부러워하게 된다.길남은 평소 똥예가 연모하던 남자였던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어느날 저녁,길남과 혼인을 약속한 봉순이의 목매단 시체가 발견된다.장에 다녀오는 길에 겁탈을 당하고 자살을 해버린 것이었다. 똥예는 용팔이에게 순결을 빼앗기고도 그냥 살아 있는 자신을 부끄러워 한다. 드디어 똥예도 혼인을 하게 되고...
상대는 장국밥집 아들이며 천하의 노름꾼에 건달인 영철이다.여러번 결혼을 했었던 남자였지만 이번 결혼은 영철의 어머니 노랑녀가 석서방을 부추겨 이루어 진 것으로 석서방댁은 별로 달가워 하지 않았지만 똥예는 무척 기쁘다. 결혼 하던 날,영철은 '한 판만 크게 잡아보라구.그 노릇은 당장에 집어치울 테여.'라고 맹세를 한다. 시집을 와서 거센 일을 하지 않은 똥예는 얼굴이 날로 고와진다. 그러나 남편은 매일밤 노름을 하고 아침에 들어와서는 잠만 잔다.똥예는 그러한 서방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시댁의 장국밥집에서 잠을 자던 미친 여자 옥화가 애를 낳고는 씻지도 않은 채 똥예의 시댁에 나타난다. 갓난 아이는 자신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생각한 콩조지가 용팔이 부부에게 몰래 갖다 주었다. 똥예는 옥화를 씻기고 시집 올 때 입었던 노랑 저고리와 분홍 치마를 입힌다. 한편 옥화는 저너머 해뜨는 곳엘 간다고 하며 언제나 몸에서 떼어 놓지 않던 보퉁이를 껴안고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어느 여름 날,영철은 돈자루를 안고 온다.한 몫 잡았노라며 다시는 노름을 하지 않겠노라고 한다.그러나 영철은 손이 허전하다.그는 결국 하루를 못넘기고 다시 노름판을 찾는다.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게되자 영철은 그의 똘마니 승원에게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오라 시킨다. 똥예를 찾아온 승원은 똥예가 숨겨둔 쥐덫을 돌보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서방질을 한 것으로 영철에게 고해바치게 되는데 그 일로 똥예는 매를 맞고 처녀쥐의 시체를 싼 보퉁이 하나만을 안은 채 쫓겨난다. 그녀는 이제 흡사 옥화와 비슷한 형용이 되었다. 집을 나온 똥예는 과수원에서 두 사내에게 윤간을 당한다.사내들이 사라진 뒤 똥예는 그들이 사라진 쪽을 보면서 퍼질러 앉아 쿡쿡 웃음을 터트린다. 집에 돌아오자 집에서는 무당 유문이를 시켜 굿을 하고 액을 막아 보려고 하지만 어느날 아침,똥예는 집을 나가버린다.
용팔이만이 똥예가 간 곳을 알아차린다.그러나 용팔은 똥예가 있는 곳을 사람 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똥예는 쥐가 든 보퉁이를 소중히 껴안은 채 산을 향하여 미친 듯이 달려 나간다.

이 작품은 똥예라는 여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보여주면서 남성 중심의 가족 제도에 있어서의 성적 차별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다양한 여성 억압의 모습과 더불어 표현 방법의 토착성,원색성,그리고 담대한 성애의 묘사등 여성 문제적 관점에 의해 재평가될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할 것이다. 이 소설에서 똥예가 삶의 앙금으로 떨쳐버리릴 수 없었던 것은 용팔에게 빼앗긴 정조로,이것은 토속적인 허무주의 사상과 연결된 채 끝내는 그녀를 불행으로 이끌어가 버린다. 다분히 비극적인 [분레기]의 주제의식이 역설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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