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유화량 '직녀에게'(원제 : 노래)

clint 2018. 3. 18. 10:31

 

 

 

해방 이듬해 작곡자이자 바이올리스트 성경민과 성악가 홍경희는 쌍둥이 딸 현(絃)과 율(律)을 낳는다. 부인 홍경희가 병으로 죽자 성경민은 쌍둥이 딸을 데리고 서울로 남하하다 삼팔선 부근에서 낙상하여 사망한다. 어린 두 딸은 남하하던 의사 서관호와 일자리 찾아 서울로 내려오던 최일호에게 구출되었으나 군인들에게 쫒겨 도망하던 중 두 사람은 남북으로 헤어진다. 남쪽으로 내려온 현은 의사 서관호의 딸로, 북으로 되돌아간 율은 막노동꾼 최일호의 딸로 살게 되며 두 사람은 각기 남북으로 나뉘어져 성장하게 된다. 이후 남과 북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현과 율의 인생유전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 통일염원연극<직녀에게>는 젊은 여류작가 유화량의 장편소설<노래>에서 소재를 따와 각색한 작품이다. 나로서는 오랜만에 연극에 손을 대본 셈이었고, 특히 ‘서사극’이란 표현양식을 차용한 것도 오랜만의 일이었다. 나는 일찍이 70년대 중반부터 서구연극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기존 연극계의 풍토에 반기를 들었으며 그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후에 ‘마당극’이라는 민족적이고 민중적인 새로운 연극 운동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여 왔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전환기에 들어선 세계사의 흐름과 한국사회 분위기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전반적인 문화 지형의 이동은 우리에게도 일정한 정도의 변모를 요구하고 있다. 서사극<직녀에게>는 이러한 변화된 문화구도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적극적인 대응이다.

 

 

 

 

 

(……) 쌍둥이라는 설정은 그냥 형제 자매로 설정되는 것과는 다른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쌍둥이라는 설정은 작품의 표현기법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1인 2역의 배우술이다. 이 작품에서 현과 율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여배우가 이 둘을 다 섭렵한다. 그리하여 작품의 중반부까지 각기 등장하던 남쪽의 현과 북쪽의 율은 후반부 절정에 이르러 드디어 한 사람의 여배우 속에서 갈등하며 공존하게 된다. 마치 여배우 1인의 모노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대목이야말로 연출자가 노리는 이 작품에서의 절정이자 백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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