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위성신 '상처와 풍경'

clint 2018. 3. 8. 18:28

 

 

 

 

술병이 쌓여 갈수록 두 사람의 사랑의 깊이도 더해간다.
이런 시간 속에 서로를 더욱 알게되고 아끼게 된다.
이들의 자연스럽고 계속적인 술병 쌓기 속에는 즐거운 날, 기념일, 우울한 날,

이별의 날 등의 사연이 담겨져 있다.

아기자기한 이들의 사랑... 이들은 모든 추억들을 같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는 이런 남자의 사랑을 지겨워한다.
다툼 끝에 이별한 남녀...
남자는 이별 후에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가슴 한 편에 외로움이 스며들면서 외로움의 아픔이 느껴진다.
남자만큼, 어쩌면 사랑을 믿지 않았던 여자이기에 남자보다도 더 사랑의 상처로 괴로워한다.
여자는 자신의 방에 고립된 채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겨우 먹고살기 위한 통로만을 열어둔 상태다.

인스턴트와 쓰레기 속에 갇혀버린 여자....
사랑이 남긴 상처를 간직한채.....
여자와 남자는 다시 만난다. 이들은 사랑의 상처속에서 더욱 성숙되어 서로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된다.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연인........ 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       

 

 

 

 

 

 

 

대학로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연출가인 위성신은 그동안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늙은 부부 이야기>, <염쟁이 유씨>, <그대를 사랑합니다>등의 히트작으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위성신 연출이 처음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작품들만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라는 이름의 개인전,<러브 페스티발-사랑한DAY>,<닭집에 갔었다>,<the Bench="">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오늘의 위성신 연출이 존재했던 것. 특히 연극 <상처와 풍경>은 김훈의 기행산문집 <풍경과 상처>에서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1999년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1년<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시리즈에서 네 번째 이야기로 소개되었는데 당시 신인 연극 배우 오용과 그의 연인이었던 이영선(현재의 아내) 배우가 호흡을 맞추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 작품은 2002년 화성연극제에 초청되었고, 2003년 위성신의 러브페스티발 ‘사랑한DAY'라는 이름 아래 소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2008년에는 ‘일상과 이미지전’을 통해 다시 무대화 되면서 레파토리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이처럼 연극 <상처와 풍경>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배우와 연출과의 유대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수정, 보완을 거쳐 완성도에 충실을 기한 작품이다.

 

 

 

 

 

 

 

모든 풍경속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상처와 기억하지 못하는 상처들이 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일어선 어느 공원의 벤치에도, 벤치 주변의 쓰레기통에도 의미 없는 풍경처럼 느껴지는 사소한 일상의 어느 곳을 들여다보아도 사연들은 담겨있다. 상흔의 궤적을 쫓아가 보면 의미는 무한대로 증폭된다. 술병 속에도 사랑이 담겨있고 열정이 담겨있고 애환이 담겨있다. 담배꽁초 하나에도 한숨이 담겨있고 무수한 상념이 담겨있다. 카세트 테잎의 마그네틱 입자 속의 잡다한 일상의 녹음을 듣고 있노라면 몇 년의 시간이 농축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그런 일상의 흔적속에 내재해 있는 의미들을 되새겨 보는 작업이다. 각 장을 통해 쌓인 오브제들의 풍경들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느끼는 작업이다. 헤어짐과 만남 그리고 화해에 이르는 과정이 때론 무겁게 때론 가볍고 경쾌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오브제의 스펙트럼을 통해 관객들과 기억 속의 교감을 나누려는 작품이다상처와 풍경 사랑,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