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민복기 '양덕원 이야기'

clint 2018. 3. 4. 09:19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가족들이 고향집에 모인다.3시간 후면 아버지가 별세 한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고향마을 양덕원에 내려온 장남과 차남, 그리고 막내딸은 하루가 지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자 각자 서울로 돌아간다. 다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고향집에 모이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아버지는 세 달이 가깝도록 살아계신다. 자식들은 이 과정에서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홀로 남은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재산 분배 등 현실적인 고민에도 맞닥뜨리게 된다. 각자의 삶에 대한 고민과 가족에 대한 상반된 감정으로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티격태격하는 세 남매의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모습으로 마치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꺼질 듯 위태롭게 지속된 아버지의 생명은 자식들을 불러 모아 잃어버린 유년의 과거를 찾아주고 형제애를 잊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을까….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남은 가족들은 해묵은 감정으로 쌓여있던 갈등을 겪게 되지만 결국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해에 이른다. 작품은 결코 극적인 사건 없이도 마치 수채화처럼 담백하게, 하지만 가슴을 울릴 만큼 찡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소소한 웃음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가장 서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아버지의 사십구제가 끝나는 날, 자식들은 또 떠난다. 서울로, 자신들의 생활로...
그리고 늘 그렇듯 자식들을 배웅한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빠르다. 소란스럽다.
이 이야기는 조용하고 잔잔한 마치, 수채화 같은 연극이다. 우리가 그저 오늘을 지내는 것처럼...     
  

 

 

 

작가의 글

아버지가 3년 전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의 집,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버지가 직접 지은 낡았지만 나의 유년과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 된 집은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의 시골집 옆에는 정말 폐허가 되어버린 집이 하나 있다. 그 집엔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혼자 사시던 옥화네 아주머니가 살았다. 그 집 자식들은 모두 서울에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집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가 되었다. 나의 시골집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도 서울에(뭐가 그리 대단한 것이 있는지) 살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시골집 앞길은 서울로 올라오는 귀경꾼들로 길은 만원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집에 갔다가 어머니가 바리바리 싸주는 상추에 쌀을 싫고 그 귀경의 틈에 끼어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에...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있기에...

 

 

 

 

 

<양덕원 이야기>는 가르치려 하거나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향이란, 부모란, 어떤 의미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연극의 마지막에 자식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겨진 어머니, 텅 빈 채 남겨진 쓸쓸한 고향집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은 ‘삶 속의 진정 소중한 것이 무얼까?’ 를 다시금 담담히 마음으로 곰씹지 않을까? <양덕원 이야기>는 절대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마치, 수채화를 보듯 아주 편안하고 잔잔한 연극이다. 연극이 끝난 후, 부모에게 안부전화 한 통화하는 전화연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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