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녀로 일하다가 쫓겨나 집 없는 부랑자였던 여인은 과거, 한 '방랑자'의 도움으로
좋은 남편을 만나 안락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여인은 매년 자신을 구해준 그 축제일을 기념하며 방랑자가 언젠가 돌아오면 최고의
환대를 베풀겠다고 다짐한다. 여인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남루한 차림의 한 방랑자가
찾아와 여인의 어린 딸과 다정하게 놀아준다. 황금산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아이는 이 방랑자에게 푹 빠져 재밌게 노는데... 그때 돌아온 여인.
여인은 그 남자의 초라한 겉모습만 보고 그를 무시하며 집에서 거칠게 쫓아낸다.
그가 떠난 후 아이는 그 남자가 물 위를 걸어 강을 건넜으며 발밑에서 빛이 났다고 한다.
그가 남기고 간 나뭇가지에는 인간 세상의 것이 아닌 꽃과 과일이 피어 있었다.
여인은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방랑자'를 제 손으로 쫓아냈음을 깨닫고
절망하며 무릎을 꿇는다.

<방랑자>(The Travelling Man)는 아일랜드의 극작가인 레이디 그레고리가 1905년에
발표한 단막극이다. 이 작품은 기독교적 비유와 아일랜드 전통 민담을 결합하여
인간의 위선과 진정한 환대의 의미를 다룬다.
성경의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직접적으로
극화했다. 그리고 아일랜드 민담설화인 '탐욕스러운 농부 여인'을 아일랜드 사마인
(Samhain)의 문화적 배경에 녹여냈다. 외모 지상주의 비판하며 말로는 신앙과 은혜를
외치지만, 정작 눈앞의 소외된 이웃은 외면하는 인간의 위선적인 태도을 꼬집는다.
그리고 아일랜드 서민들의 생생한 방언과 구어체를 잘 살린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레이디 그레고리(Lady Gregory)
레이디 오거스타 그레고리, 이사벨라 오거스타, 레이디 그레고리(성씨 페르세, 1852년 3월 15일 – 1932년 5월 22일)
앵글로아일랜드인 극작가, 민속학자 및 연극 연출가. W. B. 예이츠 및 에드워드 마틴과 함께 아일랜드 문학극장(Irish Literary Theatre) 및 애비극장(Abbey Theatre)을 공동 창립했으며 두극장를 위해 수많은 단편 작품을 썼다. 그녀는 아일랜드 신화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다시 희곡화하여 여러 권의 책을 제작했다. 영국 통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계급에서 태어난 그녀는 영국 통치에 반대했다. 그녀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 민족주의로의 개종은 그녀의 생애 동안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많은 정치적 투쟁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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