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마을에 새벽이 열리면 아침이슬 방울 구르는 소리에 섞여
어스름 속을 우마차가 지나간다. 늘 반복되는 아침식사.
이어서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인간세계의 어디서나 쉽게 발견될 수 있는 나날 속에서
의사 집안과 농협조합장 두 자녀들이 티없이 맑게 뛰어 놀고 공부하고
때로는 토라지며 성장하면서 어느덧 사랑에 눈뜨고 남 모르는 불면의 밤을
지내다가 결혼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결혼 9년만에 찾아든 불행-
둘째 아기를 낳다 죽어가는 아내(미선)를 바라보며 슬퍼하고
그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여 아내의 무덤을 찾는 준호,
그런 속에서 무대상의 하루는 저물고 연극도 막을 내린다.
이처럼 보편적 일상속에서 인간이면 누구나 겪고 지나가야 하는
생의 애환이 있는 그대로 엮어진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단 하루도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는 가장 사랑받는
현대의 고전이다."
<우리 읍내>는 2시간 속에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 시작과 끝을 담고 있다.
퓰리처상에 빛나는 손튼 와일더의 불후의 명작이다.
1938년 1월 22일 뉴저지 프린스턴의 매카터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오늘날까지 자주 공연되는 현대 고전이다.
작은 마을에 살던 조지 깁스와 에밀리 웹이 자라서 결혼하지만,
에밀리는 둘째 아이를 낳다가 요절하고 만다. 이 작품은 인생은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그 안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3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막은 앞의 1막과 2막과는 차이가 난다.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하고 죽은 자들의 입장에서 진행된다.
뉴햄프셔의 그로버즈 코너즈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시대 배경은 1막이 1901년 5월 7일, 2막은 3년 후인 1904년 7월 7일,
3막은 다시 9년 후인 1913년 여름이다. 소품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식탁과 의자, 사다리 정도가 끝. "무대감독"이라는 배역이 극의 해설 역할을 하며
중간마다 한 번만 나오는 배역들도 연기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극은 평범한, 거의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일 없이, 사람의 삶과 죽음을
그린 작품이다. 이름없이 평범하게 살아간 그 생활 속에 인생의 참뜻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개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거창한 주제의식
같은 것을 전혀 배제한 채 그려보이는 데 특색이 있다.

이 <우리 읍내>를 충청도 어느 마을의 이야기로 국내 최초로 번안한 작품으로
완전 우리 무대화한다. 이영규 번안하고 허규연출로 극단 민예극장 공연작품이다.
1979. 6월4일 국립극장 소극장 (장충동).
나중에 오태석이 번안한 '우리읍내'도 있으나, 이 작품은 원작을 조금 재구성하여
원작과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영규의 초연 번안은 원작과 거의 똑같다.
장소를 충북 중한읍(가상지명)으로, 때는 1957년을 시작으로 1970년대 초에서 끝난다.
그리고 등장인물을 우리 한국인으로 바꿔놓으면서 별 이질감 없이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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