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는 1970년대 초반. 무대는 강화의 선창.
6. 25동란 때 피난길에 부모가 돌아가시고 어린 쌍둥이 남매가 남았다.
영규와 선희. 둘 모두 피난길에 헤어지고... 시간이 흘러 20살이 되었다.
선희는 강화의 선사 사장(선주)의 비서로 근무하는데, 남장으로 남자행세를 한다.
선사 사장은 노총각으로 이제 장가를 가려 하고 비서인 선희를 시켜
근처의 부잣집 딸인 혜련에게 편지와 선물 보내고, 만나기를 청하고,
선희는 속으로 선주가 마음에 있지만 내색을 못하고 묵묵히 일하는데...
이곳에 선희와 똑같이 닮은 영규가 오면서 일이 묘하게 꼬인다.
혜련은 선주와의 결혼 제의는 거들떠도 안 보고 오히려 편자를 들고 온
선희에게 마음이 동하여 안달이다.
여기에 혜련의 삼촌인 문수가 장국이란 친구를 소개시키며 구문을 챙기고,
혜련네 가정부도 뒤에서 훈수두며 혜련을 헷갈리게 하고...
모두 엉켜버린 상황이 마지막에 영규와 선희가 쌍둥이 남매로 밝혀지며
모두의 희망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규는 혜련과, 선희는 선주와, 그리고 문수도 상주댁과 맺어지며...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에서 가장 유쾌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작품으로 그가 1598-99년 사이에 쓴 희곡이다.
피렌체의 백작 클라우디오는 메시나의 총독 레오나토의 딸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은 결혼식 준비로 들뜬다. 축제 분위기는 돈 존의 계략으로
한순간에 얼어붙는다. 연인은 서로를 오해하고, 결혼식은 무산되며 미궁에 빠지고...
원숙기에 접어든 셰익스피어의 극작술이 돋보인 작품이다.

<팔자 좋은 중매쟁이>란 제목으로 민촌이 번안한 이 작품은 1978년 극단 은하에서
공연하였다. 팔자 좋은 중매쟁이란 혜란의 삼촌으로 여기저기에서 조카딸 혼사를
미끼로 술을 마시고 일을 벌려 상황을 수렁으로 몰고 가는 인물이지만 그런 일들이
밉게 보이지는 않고, 모든 일이 잘 풀리자 상주댁과 맺어지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작품 속 사건들을 그저 한바탕 소동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연극도 신나는 춤과 함께 끝이 난다. 헛소동은 생동감 넘치고 긴장과 해소의 역학이 흐르며,
사랑의 따뜻한 정겨움을 동시에 아우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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