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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시바르츠 '그림자'

흔히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거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 읽었던 전래 동화나 이솝, 안데르센, 그림 형제 등의 동화는 우리의 상상력을 키워 주고 선악, 가치관, 도덕을 가르쳐 주는 훌륭한 교과서였다. 꿈과 마법, 상상력, 기적 등이 충만한 그 동화들은 세계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삶의 지형도였고, 사랑과 교감능력을 키워주는 축복 같은 선물이었다.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구수한 옛이야기도 그렇고, 책장에 꽂힌 동화 전집도 그렇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동화적 사유 속에서 삶의 밑그림을 그리며 자라왔던 것이다. 더 이상 동화를 읽지 않는, 구태여 동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 어른들은 어떨까? 단순하고 유치한 동화적 세계관과 명확하고 선명한 동화적 가치관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걸까? '어른을 위한 동화가 등장하고, 동화적..

외국희곡 2015.10.30

백하룡 '파행'

경남 하동의 가마고개에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희곡 ‘파행(跛行)’은 길행(吉行) 즉, 혼례를 마치고 우귀(于歸)하던 양 집안의 가마와 신부가 올바로 제 길로 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 즉 파행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 이분법적이고 집단 이기적인 명분과 허위의식은 현재에도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그 정치, 사회적인 병폐를 진단 및 비판과 함께 허례의식으로 잘못 인식되어진 조선시대의 참 예(禮)의 의미와 가치를 전통 예 형식의 고증과 재현을 통해 저세함과 동시에 보다 높은 완성도의 공연으로 관객에게 수준 높은 관극체험을 제공한다. * 이 극은 경상도 지방의 내려오는 가마고개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설화는 당파를 달리하는 두 명문 사대가 집안의 가마가 높..

한국희곡 2015.10.29

에른스트 톨러 '변화- 한 인간의 투쟁'

전통적인 가치 체계에 대한 과격한 비판과 미래의 인류와 세계에 대한 열렬한 유토피아적 이념은 표현주의 문학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인류의 개혁에 의한 새로운 이상 사회의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표현주의 이념은 특히 드라마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선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서 출발, 인간들을 종교, 윤리적으로 변화 - 개혁시키고자 하는 표현주의 이념 극들이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대의 문학을 주도하게 된다. 표현주의 이념 극은 무대공연을 위한 대본으로서 실제로 존재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직접 인간과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표현주의 이념을 전달할 수가 있다. 조르게 (Reinhard Johannes Sorge), 카이저(Georg Kaiser), 톨러 (Ernst Tolle..

외국희곡 2015.10.29

루징뤄 '가정은원기'

- 왕중선의 자살인가? 목숨을 끊는다. 계모 타오훙의 계략으로 부친 왕바이량을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썼기 때문이다. - 타오흥의 계략이란? 왕바이량을 죽이고 재산을 가로채 내연남 리젠자이와 도망하는 것이다. - 계략은 성공하는가? 왕바이량을 죽이는 데 실패하고 술에 독을 탄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자 왕중선을 범인으로 몬다. - 왕중선에게 범인으로 몰릴 만한 구석이 있었나? 술을 구해 온 것도 그였고 술병을 처음 연 것도 그였다. 모두 타오훙이 시킨 일이었다. 여기에다 평소 중선이 아버지 몰래 자신을 희롱했다는 거짓말을 보탠다. - 결국 죽음으로써 결백을 주장한 것인가? 그랬다. 그러나 타오훙은 왕바이량이 잠든 사이 하인을 시켜 시신을 치운다. 왕중선의 죽음을 숨긴 것이다. - 죽음은 숨겨지는가? 하인들..

외국희곡 2015.10.29

하워드 진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역사 모노드라마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원제 Marx in Soho) 이 연극은 1995년 워싱턴 D. C에 있는 처치 스트리트 극장(Church Street Theater)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1996년에는 미네소타에 있는 칼턴 칼리지와 맨케이토 주립대학에서 공연되었으며, 1997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내슈빌에 있는 브로드웨이 아트센터에서 무대 에 올렸다. 1998년에는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보스턴 대학에서 낭독회도 가졌다. 작가소개 하워드 진은 보스턴 대학 명예교수이다. 고전 반열에 오른 『미국 민중의 역사』를 쓴 저자이며 이 책은 "대부분 역사에서 외면당했던 민중의 관점에서 미국 역사를 쓴 아주 훌륭하고 감동적인 책" (『라이브러리 저널』)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활발한 저술 활동과 적..

외국희곡 2015.10.29

박조열 '불임증 부부' (저승에서 만난 부부)

서로를 증오하며 마음의 벽을 높이 쌓아 온 부부의 이야기는「불임증 부부」라는 우화 스타일의 극에서 '지옥'으로 상징화된다.이 희곡의 상상력의 역동성은 '지옥'이 바로 '무한한 공간에 감금당한 고독'으로형상화되어 있다는 데서 그 빛을 발한다.이 부부의 불임증은 사실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그들은 죽어 지옥에 가서야 비로소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진실을 대면한다.그들 사이의 경계선은 그 순간 사라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데,그들은 지옥의 규칙상 혼자 있어야 하므로 서로 영원히 헤어져야만 한다.  이승과 저승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 설정을 통해 ‘분단’을 알레고리화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조열의 희곡은 ‘민족적 알레고리’의 한 표본이라 할 만하다. 왜냐하면 작가..

한국희곡 2015.10.29

박조열 '가면과 진실'

작가의 글 문예진흥원 창작희곡 지원심사위원회는 또 다시 나를 지원 작가로 선정했는데, 아마도 나를 위로하려는 뜻도 포함되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쓴 것이 '가면과 진실'이다. 당시는 불과 수년전의 7. 4남북공동성명 정신은 흔적도 찾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유신체제하의 공포분위기가 극에 달해 있는데다가 북에서는 극렬한 대남공작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시기였다. 그러면서도 남북의 압제권력은 각기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선전함으로써, 통일방안은 남북의 대립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기까지 했다. 그 무렵에 마침 일련의 기록적 희곡을 읽게 되면서 북의 통일방안을 기록적 토론극 형식을 빌려 비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것이다. '가면과 진실'에서 보인 시각은 1976년 당시에 특히 심했던 남북대립상황의 영향을 ..

한국희곡 2015.10.29

세네카 '힙폴리투스'

〈힙폴리투스〉도 〈아가멤논〉과 마찬가지로 그리스 신화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아티카의 영웅으로 헤르쿨레스 못지않게 용감한 테세우스와 그의 전처 안티오페와의 사이에 힙폴리투스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버지와 같은 매력 과 미덕을 겸비한 그는 젊은 계모인 파이드라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녀의 불의의 유혹을 뿌리치자 그녀는 이에 앙심을 품고 남편 테세우스에게 아들이 자기를 유혹했다고 모함을 한다. 질투심에 눈이 뒤집힌 테세우스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힘을 빌려 힙폴리투스를 죽게 만든다. 결국 파이드라는 자기의 모함으로 죄 없는 고결한 힙폴리투스가 비참한 죽음을 당하자 남편 테세우스에게 일체의 사실을 자백한다 '그러고는 저승에서나마 자기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기약하..

외국희곡 2015.10.29

신원선 '너희들의 나라'

젊은 나이에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되는 이 땅의 청년들이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이야기를 다소 과장되기도 하지만 공감이 가게 표현한 작품이다. 대학 재학 중 군대에 간 윤식은 천체우주학을 전공한 우수한 학생이다. 하지만 왜 군대에 가야하는지 회의적이다. 그래서 입대 전부터 6개월 안에 무슨 수를 써서 군대에서 나오겠다고 마음먹고 군대에 들어가고... 졸병시절부터 고문관 행세에 오줌을 침상에 지리는 수법을 반복해서 결국 의무대를 거쳐 통합병원에 가게 되는데... 거기에서도 계속 미친 짓을 반복하다가 결국 정상적인 사람이 병역기피를 하려는 기피죄로 판명이 나서 군 형무소에 갇히게 된다... 결국 부대로 돌아가라는 군의관과 간호장교의 설득에도 자포자기한 듯, 그는 철창에서 미쳐가고 만다. 처음과 마지막에 나오는..

한국희곡 2015.10.29

남정희 모노드라마 '출세곡'

작가의 말 이 극은 모노드라마다. 그러나 극중극의 형식으로 관객이 무대에 등장한다. 그들의 역할은 주로 노래와 춤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 연극은 공연되기 전에 이미 관객과 약속이 되어 있다. 혼자 하는 연극은 자칫 관객에게 지루함을 주기 쉽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 기우 때문 일진 모르나 암튼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가 되었으면 하고 이 극을 썼다.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로 시종 관객을 이끌어가는 극중 배창식의 서울 상경기이다. 전라도 광주의 무등산 근처에서 자란 창식은 배씨 문중의 41대 손으로 상경해서 대학을 졸업했으니 취직을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라디오 방송국에 성우로 취직하게 된다. 얼굴이나 몸매가 볼품없었으니 타고난 목소리가 좋아 얼굴 없는 연기자로 방송국에서 일 하면..

한국희곡 201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