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043

이반 '동창생'

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단막극이다. 월남 청년 박성일은 야간열차 안에서 소란을 부리다 헌병에게 붙잡힌다. “답답한 기차 칸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노래를 불렀다는 성일의 항변, “바람 찬 흥남부두”(‘굳세어라 금순아’)를 노래하자 불순분자라고 끌려가는 것, 군에 입대했으나 도로 나왔다는 말에 돈이나 빽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 불순분자를 쉽게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사태 등은 극의 배경인 1950년대 혹은 극을 창작한 당대를 풍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극의 중심은 이러한 정치 사회적 알레고리에 있지 않다. 박성일이 이런 해프닝에서 구출되는 것은 헌병 하사 안정호 덕분이다. 안정호는 성일의 나이가 22세에 본적이 함경남도 흥원군이고 흥원 제2인민학교를 졸업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흥원 제1인민학교..

한국희곡 2015.10.27

조원석 '컴퓨터 결혼'

결혼이란 인륜대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거울이다. 결혼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결혼을 상품구매의 행위처럼 판단하는 세태를 풍자한 연극 이 『컴퓨터결혼』(조원석 작.)이다. 제목이 시사하 듯 문명의 이기가 인간의 「관계 맺기」에 깊숙이 개입한 상황을 연극의 줄거리로 설정했다. 「컴퓨터결혼상담소」에서 벌어지는 과장된 사건들이 사실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연극적이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일단 논리적 판단을 접어두게 한다. 전직 구두방 주인인 소장은 고객의 구미에 맞는 구두를 권하듯이 희망하는 배우자의 자료를 컴퓨터에 담아 서로 맞는 짝을 프로그램이 찾아주게 한다. 구두를 신어 보듯이 남녀는 「상상결혼」을 연습하고 마지막으로 마음을 읽는 기계의 단추를 눌러 배우자를 확정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희곡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