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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불가코프 '조야의 아파트'

<조야의 아파트>는 1920년대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의 러시아는 스탈린의 독재 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불가코프는 <조야의 아파트>를 통해 소비에트 사회의 저류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부정부패를 폭로한다. 속물적인 35세의 미망인 여주인공 조야의 아파트는 낮에는 평범한 의상실이지만, 밤마다 문란한 파티가 벌어진다. 몰락한 귀족이자, 조야의 연인인 오볼리야니노프, 약삭빠른 사기꾼 아메치스토프, 하녀 마뉴시카를 두고 다투는 중국이민자 가솔린과 케루빔 등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우스꽝스럽고 기형적이다. 불가코프는 러시아 사회 전체를 상징하는 공간인 조야의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다수의 민중을 위한 혁명이 결국은 또 다른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만들었음을 보여준다. ..

외국희곡 2015.10.30

브로드스키 '대리석'

대리석의 작품 해설과 장진 작 '허탕'의 표절 호텔 같은 감옥. 두 명이 살기에 이상적인 주거지의 모습.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주문할 수 있는 감옥. 감옥에 이미 익숙해진 한 사람(연장자)의 방에 새로운 죄수가 오며 시작되는 극. 형량도 모르는 채 갇힌 두 사람의 끝없는 '언어유희'적 대사. 같이 못 살겠다고 싸우면서도 뭔가 통하는 듯한 대화를 나누고, 결국은 친해지는 두 사람의 등장인물. 그 생생한 구어체. 무의미한 일에 집착하는 연장자 죄수. (요일별로 바다의 공기, 숲의 향기까지 풀어놓는) 철저히 컴퓨터로 관리되는 공간. 음식 혹은 주문한 것이 도착하면 불이 켜지는 승강기. 여자와 성욕을 잊지 못한 나중에 온 죄수와, 이것마저 초월한 연장자 죄수., 긴 역사를 지닌 사람의 로마 황제들의..

외국희곡 2015.10.30

야코프 크냐지닌 '마차 때문에 일어난 불행'

(1779)은 2막으로 된 코미디다. 코미디란, 소재 선택과 배열이 주로 흥미와 재미를 주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작품이다. 즉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겪는 낭패는 깊은 우려를 자아내기 보다는 오히려 흥미를 끌며, 어떤 큰 재앙도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게 한다. 플롯을 구성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해피엔드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농노제와 지주들의 갈로마니아 (Gallomania, 프랑스 심취 광) 현상을 풍자한다. 작가는 프랑스제 마차를 구입하기 위해 농노들을 물건 취급하는 천박한 지주에 대한 경멸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농노들의 사랑을 다루면서 은근히 농노들을 이상화하기도 한다. 러시아 농노제는 농민(농노)을 귀족이나 지주에게 예속시켜 기본권을 박탈했을 뿐만 아니라, 거주 이전의 자유..

외국희곡 201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