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 프렌치레스토랑 '마농의 샘'을 운영하는 우진.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 미란의 조부모에게 인사하러
제주도로 내려오지만 미란은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
당장 내려오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때문에 홀로 찾아갈 수 밖에 없게 된 시골집.
관광 택시를 일반택시로 잘못 타 제주도 관광에 사진까지
찍어주는 기사... 바가지를 쓰고 적어준 동네에 도착한다.
핸드폰도 충전레벨이 바닥이고 연결선도 못챙겼다.
자신이 별로 맘에 안들었는지 무뚝뚝한 할머니에 주눅이 들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사투리에 혼미해지고 설상가상으로
뭔가 하나씩 등장하며 결국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가버리게 된다.
과연 우진은 외국보다 낯선 제주에서의 푸르다 못해
퍼런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인가?
'미란아 뭐하는거야 제발 빨리 와줘~'

"제나 잘콴다리여"는 순 우리말의 제주도어다. 제주에 남아서 통용되고 있는 언어로 "아유 샘통이다", 또는 "고소하다"라는 뜻이다.
주인공 우진은 예비신부 미란의 조부모를 만나러 제주에 내려오지만, 미란은 년차를 냈지만 급한 회사일에 PT준비로 함께 내려오지 못했고 저녁 비행기도 못타는 상황이다. 그는 결국 혼자 시골 조부모님 댁에 방문하게 된다. 할머니는 무뚝뚝하게 대하며 우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제주어를 말하기 시작하고 대화가 안되자 서로 답답하다. 할머니가 "제나 잘콴다리여"라는데... 베트남말인지... 도통모른다. 이렇틋 조부모가 쓰는 토종 제주언어는 무척 생소하다. 전혀 모르고 연극을 봐도 재미있는게, 우진이랑 똑같은 상황이니까.
게다가 나중에 밝혀지는 건 이 집이 아니라 바로 옆집을 잘못 온 것. 미란이란 서울에 사는 이름만 같고 다른 여자의 할머니 집이었던 것이다.

작가의 말 - 강제권
‘제나 잘콴다리여’라는 말은 ‘거참 고소하다’, ‘아유 샘통이다’라는 말이다. ‘말 안 듣고 까불다가 그렇게 된 거야!’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때는 정말 듣기 싫은 말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해주셨던 할머니가 너무나도 그립다. 평소에 쓰던 제주어는 제주어가 아닌 하이브리드 제주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골에 갔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간간이 들리는 말이 있었지만, 단어 자체가 달랐다. 제주 그 좁은 땅에서도 동서남북 말들이 달랐다. 그 언어는 시골 동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한테 화내면서 말하는 기분이랄까? 뭐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물어봐도 대답은 항상 같았다. 그래서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다 까불다 다치기라도 하면 역정 내시면서 ‘제나 잘콴다리여!’라고 하신다. 그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그때는 정말 듣기 싫은 말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해주셨던 할머니가 너무나도 그립다. 할머니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 이번 공연을 통해 고향 제주에 공연을 알림과 동시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제주도를 더욱 알릴 수 있는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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