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설용수 '치카추카 동물 치과병원'

clint 2025. 4. 10. 13:02

 

 

여기는 치카추카 동물치과병원이다. 
아기용이 유치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이빨이 모두 빠지는 
병에 걸린 줄 알고 음식을 거부하다가 동물병원 앞에서 쓰러진다. 
아기용의 상태를 점검한 의사는 치료기기를 무서워하는 아기용에게 

치실을 이용하여 유치를 빼서 까치를 통해 이빨요정에게로 보낸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치통으로 고생하는 어른곰이 턱과 머리를 
온통 붕대로 감고 나타난다. 어른이지만 치과를 무서워하는 곰에게 
의사가 개발한 안 아파 치료약으로 일단 통증을 가라앉힌다.
통증이 사라진 어른곰은 자신이 어린 시절에 어떻게 했는지 보기
위해 요술거울을 통해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단 것을 좋아하는 아기곰은 엄마가 안 계실 때를 이용하여
과자, 초콜릿 등 을 먹고 잠이 든다. 천사가 나타나서 이를 닦자고 
권하지만 귀찮아서 못들은 척하고 있을 때 충치인 악마가 나타난다. 

악마는 신이 나서 아기곰의 이를 파먹는다. 천사는 부지런히 다니며 

악마를 막고 아기곰에게 이를 관리하라고 시키지만 여전히 아기곰은 

귀찮기만 하다. 아기곰이 콜라를 마시고 다시 잠이 들자 더욱 신난 
악마, 뾰족한 창으로 아기곰의 이를 마구 파먹다가 그만 신경을 
건드린다. 치통으로 잠이 깬 아기곰, 그래도 치과에 가기 싫어서 

진통제를 먹으려하지만 결국 천사의 말을 듣고 양치를 함으로써 
악마를 물리친다.
다시 병원. 비가 오는데 할아버지 염소가 병원에 오셨다. 
양치때 빼놓은 틀니를 깜빡한 사이에 손자가 갖고 놀다가 잃었기 때문.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에 계단에서 넘어져 앞니를 4개나 잃었다. 

틀니가 너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다가 간호사의 제안으로 
임플란트 시술법을 알게 되고, 임플란트는 정상적인 치아와 쓰임이 
같다는 걸 알고 염소는 이제야 알려줬다며 의사에게 화풀이한다.
염소 할아버지의 랩송과 의사, 간호사의 양치질법에 대한 노래로 
막이 내린다.

 

 

 

충치에 대한 지금까지의 교육 자료는 간단한 책이거나 만화, 사람이 잠깐 시범을 보이는 정도였다. 책이나 만화는 평면적이어서 어린이의 특성상 흘려버리기가 쉽고 사람이 보이는 시범은 대부분 어른들이 나와 어른의 입장에서 설명을 하니 집중력이 없는 어린이 입장에서는 잠깐 딴짓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리기 십상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십수 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교육자료를 개발하지 못하여 똑같은 방법을 쓰고 있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래저래 결국 교육효과가 크다고 볼 수는 없겠다. 이 작품에서는 한쪽 무대에 커다란 치아 모형을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세우거나 눕힐 수 있도록 한다. 어린이가 음식을 먹을 때 마다 충치가 붓을 들고 나와서 치아의 부분, 부분을 까맣게 칠해가며 실제로 충치가 먹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 깊이 들어갈 때는 삽을 들고 나와서 보여주는 식으로 실제 상황과 가깝도록 보여준다. 아무튼 이런 연극을 통해 아이들 치아관리를 쉽게 배우도록 하면 좋겠다.

공연 기록을 찾아봤는데, 이 작품 역시 공연이 안 된 작품이다.

 


작가의 글 - 설용수
초등학교에는 해마다 치과의사가 와서 구강검사를 합니다. 제가 처음 발령을 받고 일선학교에 나갔을 때는 충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한 반에 몇 명 안 되었어요. 물론 충치의 강도도 미약해서 당장 치료를 받거나 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이를 닦아라! 하는 정도의 처방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부터인가 충치보유자 수가 점점 더 많아지더니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충치를 갖고 있습니다. 더구나 거의 치아를 씌우거나 뽑아야 할 정도로 심하게 충치를 잃고 있어서 이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거나 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해마다 충치가 늘어나는 요인으로는 물론 그 첫째가 먹을거리에 있습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과자, 시원하고 단 아이스크림, 콜라, 사이다, 유산균 음료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 피자, 햄버거 등등 음식들이 뼈 자체를 약하게 하거나 치아에 들러붙어 여간 잘 닦지 않으면 충치에 노출되기가 싶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충치예방에는 별로 교육적이지 못해서 매우 단편적인 교육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루에 세 번 식후 3분 내에 3분 동안 닦으라는 333요법을 전개하고 있지만, 그것도 아주 간단한 만화나 스티커입니다. 왜 그래야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린이 입장에서 알기 쉽게 입체적으로 제작된 교육 자료는 극히 드문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 작품의 의도는 무대 한쪽에 아주 커다란 치아 모형을 설치하여 충치가 치아를 갉아먹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면서 충치가 어떻게 생기며 어떻게 이를 갉아먹고 그 결과가 어떤지를 선명하게 알려주어 어린이들의 충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을 돕기 위함에 있습니다. 또한 등장인물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로 의인화시켜 치과에 대한 친 근감을 주도록 하였습니다. 

설용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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