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훌리오 코르타사르 '지하철의 오르페우스'

clint 2025. 3. 31. 19:51

 

 

<지하철의 오르페우스>는 익명의 한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에 대한 유일한 정보는 파리에 살고 있으며 
매일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하는 일 없이 지하철에서 보낸다는 것과 
숫자를 다루는데 매우 능숙하기 때문에 수학이나 통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는 것 정도다. 
남자는 게임을 하나 만들어 내는데, 이 게임의 목적은 운명의 상대, 
사랑할 여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게임의 내용은 1단계로 지하철을 타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아서 
그녀가 알아챌 수 있을 때까지 눈을 맞추는 것이다. 
2단계, 사전에 정해놓은 노선이 여성의 그것과 완벽하게 일치해야한다. 

3단계로 노선을 돌고 같은 역에 내려서 거리로 나오게 되면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우 어려운 게임이다.
어느 날 그는 한 여자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간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그들이 정해놓은 경로에서 이탈한다. 
그도 그녀를 만나기 위해 경로를 이탈한다. 
놀랍게도 그들은 서로 플라토닉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데 모든 것이 완벽한 듯 보이는 순간, 
그는 그것이 운명이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함께 게임을 할 것을 제안하는데, 
그것은 지하 세계의 어둠 속에서 서로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일과 책으로부터 벗어나 매일 지하철을 
탈 것을 약속한다. 만약 운명이라면 그들은 만나게 될 것이다. 
2주간 그는 지하철노선의 거대한 연결망 속에서 그녀를 찾아헤맨다. 

제한 시간이 임박하고, 그는 그들의 우연한 만남에 대해  계속 떠올린다. 
그는 그녀를 잃을 것이고  그 자신도 잃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리러 지옥으로 내려가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지하철이라는 공간으로 옮겨왔다. 파리의 ‘지옥철’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운명의 여인의 찾아 헤맨다. 인간의 삶의 대한 두려움와 현대사회의 완벽한 고독, 놓쳐버린 행복 등을 1인극 형식을 빌러 집중력 있게 연출해냈다. 특히 주인공이 칠판 앞에서 분필을 들고 지하철 노선도 등을 그리며 설명하는 독특한 무대장치는 1시간 동안 관객을 꽉 사로잡는다.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해 펼치는 우연과 운명의 게임.
지하철 속 공간에 넘쳐나는 화려한 영상과 시각적 이미지에서 
과연, 그와 그녀는 만날 수 있을까?

 

 


라틴 아메리카 계열 소설가인 훌리오 코르타사르(Julio Cortazar)의 단편에서 감흥을 얻은 이 작품은 한 남자가 지하철역에서 벌이는 아주 특별하고 운명적인 상상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특히 빼어난 영상미와 한 남자가 분필로 그려주며 하는 설명이 1시간 동안 관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지하철의 오르페우스>는 2009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손꼽히는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인 떼아뜨로네토 페스티벌(Tearonetto Festival)에서 초연되었으며, 마케도니아 비톨라의 모노드라마 페스티벌(Bitola Monodrama Festival)에서 최고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훌리오 코르타사르의 <주머니 속의 원고>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에 대한 두려움, 완벽한 고독, 받아들일 수 있었던 행복에 대한 거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작품의 구성은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데리러 지옥(지하철과 유사하다)으로 내려간 오르페우스의 신화와 비슷하다. 무대세트는 지하철 안을 연상케 하는 빈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공간은 멀티미디어라는 시각적 이미지들로 꾸며진다. 파리 지하철의 사진은 관객에게 영웅의 내면세계와 지하세계 사이를 넘나들도록 해준다. 영웅은 분필 조각을 써서 지하철 노선도 위에 역 이름을 알려주는데 그 노선도는 그의 운명을 나타내는 지도이기도 하다. 루빅 큐브는 운명이 제시하는 뒤얽힌 가능성들과 영웅의 정신 상태, 그리고 게임에 대한 그의 어린아이 같은 열망을 상징한다. 주연을 맡은 오렌 야드가(Oren Yadgar)는 니산 나티브(Nissan Nativ) 연기 학교를 졸업하였으며 학사 학위는 법학으로 받았다. 이스라엘의 선두적인 극장 중 하나인 카메리 시어터(Cameri Theatre)에서 3년 간 활동하였으며, 시립극단인 하이파 시어터(Haifa Theatre)와 하심타 시어터(Hasimta)에도 있었다. 오렌 야드가는 연극 무대뿐 아니라 TV 쇼와 영화에도 종종 얼굴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