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은 오랫동안 정신병으로 도저히 사회적으로는 더 이상 구제받을 수 없어
다음 날에는 평생기도원으로 가게 되었다. 그날 밤 그는 꿈을 꾸는데
그는 꿈속에서 무지개 동산에 가게 된다. 그곳은 빛은 사라지고 색깔만이
남아있는 광기만이 떠도는 황량한 곳으로 변해 있었는데 그는 거기서
전생의 연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그가 저녁놀 저 멀리서 은은하게
빛나는작은별의 왕자임을 일깨워 주고 그로 하여금 다시 자기 빛을 회복하게끔
격려를 한다. 무지개는 바로 다름아닌 그의 황폐해진 무의식이었다.
정훈은 빨주노초파남보로 구성된 무지개의 미로를 통과하면서
자기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극복하며 색깔만인 무지개에 빛을 찾아준다.
각각의 색깔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사람들로 시의 나라 소녀도 있고
시인도 있고 광대도 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아내와 자식을 살해한 죄로 인해
무지개동산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기도원을 가게 된다.
기도원 생활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생활로 사람취급도 못받으면서
퇴원할 길도 없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해야 했다.
불만에 쌓인 환자들은 어느 날 집단으로 탈출한다.
그들이 탈출하자 기도원은 발칵 뒤집힌다. 직원들이 총동원되어서 환자들을
뒤쫓는다. 환자들은 도망가다 결국은 깊은 산속 벼랑끝에 도달하고 만다.
벼랑 너머엔 초생달이 걸려 있고 뒤에선 기도원 직원들이 찾아온다.
이제 더 이상 갈 곳은 없다. 체포되서 다시 평생 구금되든지 아니면
낭떠러지로 몸을 던져 죽음의 자유를 택하든지... 그들은 그 기로에서 마지막
삶과 죽음의 축제를 벌인다. 정신분열증, 의처증, 정신박약증 조울증 환자 등이
모두 모여 한많은 자기 인생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다 뛰어내려 죽을 사람은
죽고 잡힐 사람은 잡힌다. 정훈은 이때 자살하려는 한 여인을 끝까지 구하다
같이 떨어져 죽는다. 그때 정훈은 꿈에서 깬다. 바로 꿈속에서 꿈을 꾼 것이다.
정훈은 다시 기운을 얻어 무지개 동산의 마지막 미로들을 정리하고 꿈을 깬다.
그러자 그를 둘러쌓던 환각과 착각은 어느새 흩어지고 주위의 현실이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된다. 오랜 세월 고통 받아왔던 정신질환이 하룻밤의 꿈으로
해결된 것이다.
별자리 정신극회의「별님들은 세상에 한 사람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는 공연연혁이 짧은 극단이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뮤지컬의 정형을 제시해보자'며 의욕적으로 뛰어든 작품으로, 정신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정일씨가 대본을 쓰고 송미숙씨가 연출했다. 이 작품은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동화작가 정훈이 아내와의 파경 이후 말을 잃고, 정신병원을 전전하다가 평생기도원에 들어간 첫날밤에 꿈을 꾸면서 환각과 착각 속에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줄거리로 정신과 전문의가 쓴 작품이라서 그런지 사이코드라마적인 느낌이 있으나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작가의 글 - 김정일
드디어 막이 오른다. '으악! 소리가 3번은 나야 한 편의 연극이 오를 수 있다는 데 이 작업은 적어도 5번 이상 '으악'을 했던 것 같다. 캐스팅, 의상 등 여러가지에서 '으악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지금 내 가슴은 멀쩡하다. 육신은 찢고 찢으면 걸레가 되지만 마음은 찢고 찢으면 새로이 소생하나 보다. 상처받은 만큼 울부짖고 아픈 만큼 아프게 하며 싸우다 보니 갈등은 극복되고 오해는 풀려나갔고 다시 막을 올리기 위해 긴장이 모아졌다. 결국 싸움 속에서, 진흙탕 속에서 꼬은 피어났던 것이다. 꼭 이래야만 하나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꽃을 피우기 위한 진통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진통이 크면 클수록 결과는 좋다는 어느 선배 연극인의 말도 떠올랐다. 따지고 보면 이 연극을 위해 바친 진통은 올 한해 내내였다. 금년 초 강강수월래 극장에서 프쉬케, 그대의 거울이 공연되던 중 우연히 송미숙 연출가님과 뮤지컬을 한번 해보자고 한 게 그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가능성이 10%도 안될 거라고 생각도 했었다지만 한다면 하는 것이다. 그 때부터 작품을 쓰고 억대의 제작비를 모으기 위해 정당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이곤 무엇이든 피하지 않았다. 한달에 20여 개의 칼럼도 쓰고 강연도 줄기차게 다녔으며 연극 제작비 이외의 모든 지출은 가급적 억제하고 온 신경을 이 연극에 집중했다. 다행히 졸저 <나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가 계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행운을 얻어 인세에 다소간의 은행 빚을 더하니 그럭저럭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물론 제작비 절감을 위한 연출선생님과 배우, 스탭 등 여러분들의 희생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결국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톡톡 털어서 막을 올리는 것이다. 무대에서 영혼과의 만남, 신과의 만남은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그러나 이 작업은 여러모로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일년 내내의 작품의 탄생을 위해 모진 산고를 참고 감내하신 송미숙 연출가님과 합리적이고 뛰어난 감성으로 음악과 작품 모두를 리드해 가셨던 임준철 작곡가님, 열일 제치고 자기 일처럼 열정을 쏟아 부셨던 후배 고진배 기획자님,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기다리며 지켜 봐주었던 아내 경숙이다. 그들과의 만남을 신께서 안내하시지 않았다면 이 작품은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작품은 나 개인적으로는 영혼의 빚을 갚기 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막을 올리면 이제는 어둠의 터널을 통과해 홀가분하게 삶의 빛 가운데로 뛰어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비록 지저분한 연못 한 구석에서 핀 연꽃 같은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들고 일본이건 중국이건 브로드웨이이건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가서 우리가 쏟은 열과 성에 대한 보답은 반드시 받아가지고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허락되는 몫이 있다면 모두 함께 고생한 여러분들께 나누어질 것이다. 이 연극을 상처받은 영혼들과 일생 속썩이는 자식을 뒷바라지 하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으신 부모님게 바친다.
1958년 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경정신과 박사(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신경정신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논현동에서 김정일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개업 중이며, 소극장 ‘사이코드라마’를 운영 중이다. 고려대학교 외래교수, 경기대학교 대체의학 대학원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다.《나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네 마음속의 블루진을 찢어라》《성격대로 살아가기》《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1,2》《 이런 부모가 자식을 정신병자로 만든다》《나도 내가 궁금하다》《부드러운 칼의 노래》《아하, 프로이트》《냅둬》 소설 《미로찾기》《사랑의 사기꾼》 등, 20여 권의 책을 발간해 백만 권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연극에도 관심이 있어 심리극 ‘프쉬케, 그대의 거울’, ‘영혼으; 방’, 코믹극 ‘나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 연극 ‘별님들은 세상에 한 사람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 청소년극 ‘무지개는 반원이었습니다’ 등의 작품을 쓰거나 제작했다. 지금은 국내 최초로 우울증 의료기기인 ‘뉴로 스타NeuroStar TMS’를 도입해 NeuroStar TMS 우울증 센터, 히키코모리 전문클리닉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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