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한 신도시의 호수 고등학교로 차대권의 딸 민주가 미국에서 전학을 온다.
야당 원내총무인 아버지 차대권이 지역구 출마를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자신의 딸도 함께 전학을 시켰기 때문이다. 학교의 특목고 인가와 교장 진급만을
삶의 목표로 삼고 생활하는 교감은 이것을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민주를 편애하고 아이들은 민주를 왕따시킨다.
한편, 정치자금 유입이 점점 더 어려워진 각 정당들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심한 자금 압박을 느끼고, 선거권자에게 지급되는 국가보조금 관련조항을 노리고,
이번 선거부터 중학생 이상에게 선거권을 주기로 전격 합의한다.
각 정당은 청소년들의 표를 얻기 위해 인기 가수들과 연예인들을 비례의원 후보로
등록시켜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팬클럽을 중심으로
정당 선택을 놓고 곳곳에서 패싸움이 일어난다.
호수 고등학교 1학년 4반 교실에서 역시 싸움이 벌어지고,
뒤늦게 들어온 양아치가 민주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을 괴롭히는 것으로 오해한 교감이
양아치를 구타하자 모욕을 견디다 못한 양아치는 학교를 뛰쳐나간다.
그리고, 기성 정치인들의 행태에 실망한 청소년들은 정당을 만들기로 하는데....
독일 그립스 극단의 청소년극의 대표작 중 하나인 'Die Moskitos sind da'는 총선을 앞 둔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정치적, 사회적, 민족의 갈등을 재미있게 풍자한 작품이다. 극단 학전은 이 작품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현실에 맞게 작품을 수정했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각 대표들은 자신들의 입지의 문제, 투표율의 저조 속에 어느날 새벽 국화에서는 파격적인 안건을 통과시킨다. 그것이 바로 청소년 선거권의 도입과 투표인수 만큼의 공개적인 정당 운영비 지급, 각 정당에 대하여 기업의 후원을 공식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선거법의 통과로 모든 일은 마비되고 거리는 아우성이 되어간다. 각 정당은 물량 공세로 청소년 투표권을 흡수하려고 학교로, 가정으로 홍보에 나서고, 어른들을 보는 아이들은 갑자기 주어진 선거권과 물품세례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과연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선물을 받아야 하는가?, 어른들이 말하는 저 많은 공약들이 진짜로 이루어진다면... 그러나 모든 것은 현실 불가능이다. 서울에 위치한 새서울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이 학교는 유력수의 당수 딸 '민주'가교장을 비롯한 학교의 대대적인 환호 속에외국에서 전학을 해오고, 아이들과는 대립하게 된다. 교실의 한 수업에서 선거의 대안으로 만들어 보라는 선거 공약숙제는 '희망'이의 집에서 이혼 변호사인 아버지의 대화속에서 피선거권도 있다는 확인으로 정당을 세울 결심을하게 된다. 아이들이 만든 당은 꿈과 희망을 그리고 정직하며 실천적인 당이다. 처음에 이들의 당건립은 어른들에게 비웃음이 되지만, 각 정당에 회의를 느끼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여가고 이들의 세력은 확산되어져 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무책임한 발언을 하게 되고, 많은 유혹과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회의를 갖기도 한다. 총선일 아이들이 나섰던 당들은 압도적인표차로 당선이 되지만, 아이들은 선거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큰 배움으로 여기며 자신들을 도와준 어른들에게 정치를 넘기고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간다.
청소년극의 가능성 - 김민기
<지하철 1호선>에 이어 공연되는 록뮤지컬 <모스키토>는 독일 그립스 극단의 뮤지컬 <Die Moskitos sind da-모기들이 여기에〉를 원작으로 한 것입니다. 또 독일 작품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법도 합니다만, 아직은 우리가 얻고 배워야 할 또다른 부분들이 남아있고 그립스극단의 고민과 지향점들이 학전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와 상당부분 맞닿아 있기도 해, 우리화를 시켜낸다면 또 한번의 비약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스키토>는 우리가 이후 해나가고자 하는 청소년극의 전초전격인 성격을 띤 것으로 이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극의 가능성과 단초들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혼자서 번안과 연출, 음악을 모두 맡았던 <지하철 1호선>과는 달리 박광정씨와 이상범씨가 연출과 번안을 맡아 보다 젊고 패기가 넘치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지하철 1호선>에서 보여주었던 풍자와 비판 정신은 일관되게 흘러갈 것이며, 기존의 정치권과 선거판을 청소년들의 눈으로 뒤집어 봄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뮤지컬의 제작을 목표로 뮤지컬 전용관이란 이름을 걸고 문을 열었던 학전그린이 그 이름과 역할에 걸맞는 곳으로 자리잡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와 지속적인 실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록뮤지컬 〈모스키토> 역시 그 지난한 과정 속에 놓여있으며, 그 속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해온 관객 여러분의 냉철한 비판과 애정이 함께할 수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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