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월매와 춘향이의 아버지 성참판이 만나던 시절. 월매의 성화에 못이긴 성참판이 기력을 다해 춘향을 잉태시키고 자신은 복상사로 죽고 만다. 춘향의 꽃다운 나이, 그 시절이 오면 춘향은 원전대로 이몽룡을 만나게 되는데. 이몽룡은 그저 한량일 뿐. 가는 곳마다 그리고 한양으로 떠나서도 그저 기생과 어울릴 뿐. 이때 월매에게는 성참판의 본실 마누라가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결국 춘향이는 성참판의 본실 마누라를 따라가고. 한편 변학도는 갖은 수모를 다 당하며 남원에 내려와 춘향을 찾지만. 이때부터 성참판의 본실 마누라와 변학도의 싸움은 시작된다. 이를 지켜보는 이몽룡. 끝까지 과거급제를 못하는 이몽룡이지만.....
「외설 춘향전」은 호색한 벼슬아치로부터 수청들 것을 강요당하는 여염집 처녀 춘향이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갈등을 봉건 계급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서민들의 비참한 슬픔과 고통을 풍자와 해학을 가미해서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들의 생활정서와 부합되는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작가적 관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쓰여졌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변학도란 인물에 대하여 다양한 조명을 시도했으며, 당시 계급사회에서 탄압받아야 했던 상민과 천민들이 겪는 비애나 애환을 포괄적으로 부각시키면서도 어둡고 처절하기 보다는 상큼하고 통쾌한 희극적 분위기로 도색하여 우리들의 스트레스를 후련하게 카타리시스 시켜준다.
작가의 글 – 김주영
우리 나라 판소리의 내용들은 대체로 보아 비참하다.
<흥부가>에서는 부자이면서도 인색하며 잔인한 형으로부터 고통 당하는 아우의 생애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고, <심청가>에서는 장님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는 심청이의 눈물겨운 행로를 그리고 있다. <춘향가> 역시 예외일수는 없다. 호색한인 벼슬아치로부터 수청들 것을 강요받게 되는 여염집 처녀인 춘향이가 감당해야하는 고통과 갈등의 극복은 봉건계급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서민들의 비참한 슬픔을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18세기초 이들 판소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들 판소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들 판소리들은 개작(改作)이 거듭되고 또한 소설과 영화 그리고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왔다. 이들 고전들이 시대를 초월해서 그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2천년이 흘러가도 훼손되지 않은 우리들의 생활정서와 부합되기 때문일 것이다. 〈외설춘향전〉은 바로 춘향가 혹은 춘향전이 갖고 있는 질긴 생명력에 대한 작가적 관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쓰여진 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특히 이 소설에서 변학도란 인물상에 대한 다양한 조명과 당시 계급사회에서 탄압받아야 했던 상민과 천민들이 갖는 비애나 애환을 포괄적으로 부각시키려 노력하였다.
이 소설이 극단 성좌에 의해 연극으로 공연되었을 때 관객들로부터 또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아직은 분명치 않다. 그러나 필자는 <성좌>의 연기력과 작품해석에 대한 그들의 지혜를 믿는다.
<성좌>의 그러한 열정과 기백으로 보아 이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각색, 연출의 글 - 김혁수
김주영의 소설 '외설춘향전'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상당히 연극적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소설가 김주영의 실감나는 걸쭉한 문체는 논의의 여지가 없지만, 그의 작품 '천둥소리' '객주'등을 읽었던 나로서는 다른 작품보다 연극적이라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고사에 의한 상상보다는 대 화와 대화, 인물과 인물 사이에서 끊임없이 발산되는 정서는 이미 나를 개석에 앉혀놓기에 충분했다. 재빨리 각색 작업에 들어간 나의 역할은 사실. 각색자라기보다는 김주영의 대사를 연극적 문법에 맞추는 기술자라고 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끝낸 각색대본은 김주영씨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곧바로 무대에 올려지게 되었다.
이때부터가 문제였다. '외설 춘향전'.
이상야릇한 춘향전이 아닌 바깥의 고할 선의 '외설춘향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자칫 젊음의 패기를 앞세우면 극단적 외설이 될 것이고, 관객을 의식하면 이상야릇한 외설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배우였다. 출연자 전원은 각자의 배역에 몰입하고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의 열정적인 배우들의 모습을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외설춘향전'은 바탕골 소극장 무대에 올려졌고 결과는 노력한 만큼 성공을 거뒀다. 가끔 '외설 춘향전'을 보지도 않고 소위 말하는 '벗기기 연극'의 범주에 넣는 일부 지식층(?)이 우리를 섭섭하게 하기도 하고, 관개의 성원에 앵콜 공연을 가지려 했으나 앵콜공연은 안된다는 바탕골 소극장 측의 어이없는 반대가 우리를 씁쓸하게 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연극 한편 성공하기 힘든 요즘, 성공한 한편의 연극이 그렇게 끝나게 될 즈음, 극단 성좌의 권오일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극단 예군의 '외설춘향전'을 보고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었던 권오일 대표님의 권 유로 이제 성좌소극장에서 성좌의 젊은 단원들과 또다른 '외설춘향전'을 보여주고자 한다. 지난번 공연 때, 무대가 작아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을 과감하게 재구성하는 것은 물론 지난 공연과는 또다른 새로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정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난 이번 공연을 통해 만나게 된 극단 성좌의 젊은 단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초연을 성공으로 끝냈던 예군의 젊은 연극인들에게 우리 다시 이 무대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약속을 하고 싶다. 자, 이제 '외설춘향전'의 제2의 무대가 펼쳐졌다. 아무쪼록 우리가 알고 있었던 틀에 박힌 고리타분한 유교적 춘향전이 아닌 서민의 향수가 가득 담긴 춘향전을 통해 연극적 정서를 맘껏 느껴보기 바란다는 말로 연출의 변을 대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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