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강재림 '살암시난'

clint 2023. 3. 1. 08:01

 

결혼 문제로 부모와 큰 갈등을 빚고 있는 수영은 휴가를 내어 제주로 향한다.

그곳에는 제주도 출신이자 그녀의 대학 후배인 만수가 혼자 계신 할머니 수억의 집을 개조하여

민박집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그곳에 일주일간 머무르기로 약속한다.

만수는 수영에게 할머니 수억의 어려운 제주도 사투리를 통역해주고,

수억은 수영의 모습에 묘하게 이끌린다.

그것은 4.3 사건 당시 어린 나이에 희생되었던 자신의 언니를 닮았다는 사실 때문일까?

한편 수영을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만수는 수영에게 고백할 꿈에 부풀어 있지만

또한 그를 짝사랑하는 동네 주민센터 공무원 명희의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다.

아픔을 잊기 위해 혼자서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수영은 정방폭포에서 사온 싱싱한 해산물을

그들 앞에 내놓고, 이에 대한 수억의 반응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데...

할머니 수억이 본 4.3 사건의 단편이 재현된다.

 

 

작품살암시난제목은 '살다 보니까'의 제주어 표현이다.
이 작품은 제주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과 섬의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할머니의 시선이 교차하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 숨어있는 제주의 상처를 발견하는 내용을 담는다

여행자의 시각에서 만나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돌담 집. 그리고 그 안에 과거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한 할머니. 현실의 아픔을 대변하는 여행자 수영과 과거의 아픔을 대변하는 할머니 수억의 대화는, 바로 푸른 자연 속에 담겨 있는 상처를 발견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사투리와 표준어로 엇갈리는 대화속에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웃음과 눈물, 그 속에서 건져내는 치유의 체험이다..

 

강재림


작품을 쓴 강재림은 제주 출신으로 현재 극단 줌의 대표 겸 연출가, 작가, 백석예술대학 극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재림은불과 70 밖에 되지 않은 아픈 한국의 역사를 한편의 연극으로 되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나, 감정적 소통과 공감의 장을 통해 잠시나마 느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사투리와 표준어가 엇갈리는 대화 속에 웃음과 눈물, 그 속에서 건져내는 치유의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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