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전혜윤 '주 인 공(酒·人·空)'

clint 2020. 11. 6. 13:23

 

 

2010년 경상남도 연극제에서 대상수상작이다.

 

줄거리

예술축제가 한창인 아트아일랜드. 이곳에 설치된 특별 지구대에서는 술로 인해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한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로 인해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신입경찰 철홍.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지난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는 계속해 그를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힌다. 술로 인해 행복을 잃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의 상처는 더욱 드러난다. 정아는 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철홍의 행복했던 시절을 되살린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철홍을 찾아와 후회하며 용서를 구하지만 회복할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은 축제의 화려함을 알리는 북소리처럼 커져만 간다. 사람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술. 술로써 행복한, 그리고 불행한 사람들의 축제는 계속된다.

 

 

 

 

술은 양면성을 지닌다. 서너 사람이 모여 일상의 피로를 풀 때 술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그러나 폭언이 오가거나 폭력이 따르면 술은 더는 그런 역할을 못한다술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분주한 아트아일랜드 특별지구대. 사건 사고를 전하는 영상도 겹쳐 나온다. 술만 먹으면 나이 든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들겨 팬다는 자식에 관한 뉴스였다.. 작가는 "궁극적으로 하려는 이야기는 중간에 자막으로도 넣는,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뜻의 복수불수(覆水不收)며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 속엔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도 있다"고 말했다.

 

후반부,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돌아와 지구대 새내기 경찰 철홍은 혼란스럽다. 그에겐 어린 날 술에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렸던 아픈 기억이 있다. 철홍은 아버지에게 총을 겨눈다. 암전. 총성이 울리고, 철홍을 좋아하는 정아가 그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막이 내린다. 철홍이 총을 어디로 쐈는지, 그가 정아에게 올 건지에 대한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아트아일랜드 페스티벌을 둘러싼 정치인의 비리, 술 마신 아들에게 허구한 날 시달리는 장애인 아버지와 김밥 파는 어머니, 술장사를 하며 밝게 사는 정아와 철홍의 사랑 등 크게는 세 가지 일화가 있다. 이 일화들은 곧바로 작품 주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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