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광림 '선녀는 왜? '

clint 2018. 6. 4. 16:08

 

 

 

 

하늘 아래 가장 가난한 금강마을.

처녀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 결혼 못해 죽어버린 총각귀신들의 훼방으로 재앙이 난 금강마을금강마을 사는 결혼 못한 나무꾼은 자신의 선행에 대한 보답으로 선녀를 색시로 얻게 된다한편 금강마을에 새로 신임된 시장은 마을 개발 5개년 공사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시작하자, 이 일로 마을 사람들은 성장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분배를 우선으로 하는 사람들 두 패로 갈라서 싸우게 된다. 그 와중에 선녀를 희롱하는 경찰을 힘이 장사인 나무꾼이 실수로 죽이게 되고 나무꾼은 옥에 갇히지만 금방 준법서약서를 쓰고 나와 시장의 편에서 앞잡이 노릇을 하게 된다. 벌목장 책임자가 된 나무꾼과 금강마을 사람들은 나무 베는 걸로 논쟁을 시작하고 금강마을에는 갑자기 선녀의 쌍둥이 언니가 나타나 외로운 마을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준다. 그 쌍둥이 언니가 선녀라는 소문이 나고, 나무꾼마저 선녀를 의심하게 되는데... 선녀는 왜?

 

 

 

 

 

<날보러와요><홍동지 놀이>의 작가 김광림이 새로 쓴 2007년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 레퀴엠 <선녀는 왜?>2007년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와 부패, 위선과 죄악으로 쓰레기냄새를 풍기는 이 세상의 악취에 견디지 못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선녀와 세상의 작동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간, 그리고 죽어가고 있는 모든 우리 자신들에 대한 레퀴엠이다

금강마을에서 경제성장과 행복의 맞장 토론이 벌어진다. 발전과 행복의 함수관계에 대한 맞장 100분 토론은 음모와 폭력이 난무 하고, 그 폭력 앞에 굴복하고, 권력 앞에 투쟁한다. 이제 대선주자들이 내세우는 2007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행복의 함수관계를 파헤쳐 본다덩더쿵 덕쿵장단대사는 거침없는 논쟁이 되고, 그 논쟁은 노래가 된다. 선녀와 나무꾼의 사랑이야기를 가지고 세상에 대한 부조리와 모순을, 해학적이고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의 장단대사들은 거침없는 논쟁이 되고, 그 논쟁은 노래와 몸짓이 되어 개판 대한민국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다.

 

 

 

 

 

내가 일상에서 사람들한테서 지겹도록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어차피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잖아. 너 같은 생각 누가 몰라서 안하냐? 너 혼자 생각으로는 안돼. 계란으로 바위치기야. 논리적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너무 이상적이야. 현실감각이 없어. 그렇게 살면 너만 피곤해.” 맞는 말이다. 나는 무척이나 피곤하다. 세상의 위선, 불합리, 부조리 같은 것들에 분노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고 가슴 아파 하기에도 내 마음에는 여유가 없다. 내가 착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의 남한사회-세계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겠지만-착한 사람들이 살기에 최악의 조건이다. 착한 사람들은 칭찬을 받지도 못하고, 명예를 얻기도 어렵고, 돈을 벌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낙오자로 낙인찍히고 패배자가 되고 만다. 그들의 선행은 보답을 받기는커녕 무시당하고 비웃음거리가 된다. 양심에 따른 선행은 당연한 일이고 사회적 보상이나 보답은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리고 바보가 된다. 자신의 양심과 생각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은 천대받지만 양심에 눈감고,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존경받는다. 이 사회가 그렇다<선녀는 왜?>는 이러한 궁금증으로 관객에게 고민을 던지고자 한다. 과거에는 총칼이라는 권력이 사람들의 육체를 짓밟았지만, 지금은 자본이라는 권력이 사람들의 이성과 영혼을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인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녀는 왜?>가 중요하다. 나는 현실사회와 단절된 예술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직접적으로, 조금은 더 명확하게 얘기해줄 필요가 있다. 은유적으로, 돌려서 얘기하기에 우리는 너무 무감각하다. 누군가는 언젠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길 바라면서...

우리도 사회주의가 가능하구나. 너처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작은 생각이 모여서 세상이 변화하는 거구나.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맞았어. 이상이 현실을 바꿀 수 있어. 이상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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