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웃어주는 이가 없는 광대,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역무원, 열매가 열리지 않는 밭을 끝없이 일구는 농부 등 오지 않는 내일을 기다리며 무의미한 오늘을 반복하는 사람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앞에 부모님을 찾는 소녀 ‘오늘이’가 나타난다. 이들은 부모님을 찾아 떠나는 오늘이를 위해 동행이 되어준다.

연극 '내 이름은 강'은 의미를 잃어버린 채 '오늘'만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자만심과 이기심으로 생겨버린 사회적 문제들 또한 담담하게 담아낸다.
현대 사회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원천강을 통해서 그려내며
이 강을 다시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 순간도 혼자서 먼 길을 가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혼자뿐이라는 절망에 외롭고 고단한 이들을 향해 따뜻하게 손 내밀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 고연옥의 공간은 ‘무덤’이며,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피울 수 없는 사막이다. <내 이름은 강>에서도 오늘이를 광대가 처음 만난 곳은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닌” 모래언덕이었다. 죽음의 공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사막을 가로질러 나가야 한다. 멈추어 있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이 사막에서 살아있는 생명, 살아있는 인간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계속 밖을 향하여 걸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고연옥은 작은 한 발자국의 걸음을 통해 언제가 사막의 끝, 무지개가 피어나는 땅에 도달하리는 환상을 믿지 않는다. <내 이름은 강>의 극작의 모티브로 삼은 『오즈의 마법사』와 달리 고연옥의 세계에서는 도달해야 하는 목표지점으로서의 희망의 무지개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지개 뜨면 절대 못” 간다. “눈과 발이 저절로 무지개를 쫓아가게 될 테니” 말이다. 걸음은 사막을 가로지르려 하지만 사막에는 길이 없다. 긴 여정의 끝은 항상 제 자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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